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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17




1:00 pm[잔여35석]
가베

Gabbeh,1996(블루레이)







모흐센 마흐말바프,Mohsen Makhmalbaf 감독

Abbas Sayah...Uncle
Shaghayeh Djodat...Gabbeh
Hossein Moharami...Old Man
Rogheih Moharami...Old Woman
Parvaneh Ghalandari

4:3 full screen/color/2.0 돌비 디지틀/73분
"1996' Cannes Film Festival 주목할 만한 시선
1996' Fajr Film Festival 음악상
1998' National Society of Film Critics Awards, USA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
1997' Singapor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최우수 작품상
1996' Sitges - Cataloni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감독상,각본상
1996' Toky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최우수 예술인상"

언어/이란
자막/한국
번역/DRFA,푸른 숲




"영화를 색감으로도 승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



인생은 빛깔이다.

사랑도 빛깔이다. 남자도, 여자도 빛깔이다.

삶을 비추 는 영화 또한 빛깔이다.

그렇기에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함께 이란영화 의 양대 거목으로 평가받는

모센 마흐말바프의 영화 <가베>는 온갖 색깔 을 가득 담고 있다.

영화는 가위질 소리로부터 시작된다.

검은 배경으로 타이틀이 보이면서 들리는 금속성이 부딪쳐내는 청각적 시원스러움은

마치 인생의 비밀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노부부가 양탄자를 짊어지고 저만치서 걸어온다.

이들은 서로 양탄자를 빨겠다고 실랑이를 벌인다.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양탄자를 맑은 강물 속에 담그고 두발로 밟으며 빨래를 하는 동안

이 신비한 양탄자가 사람으로 바뀌어 그들을 환상으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양탄자 위로 가베라는 이름을 가진 환상의 소녀가 나타나 이 노부부에게

자신의 가족과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목민의 맏딸인 가베에겐 사랑하는 남자가 있지만 부모가 반대한다.

이유는 총각으로 늙은 삼촌이 먼저 결혼해야한다는 것.

57살의 늙은 신랑인 삼촌은 마침 카나리아처럼 노래하는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이제 가베의 아버지는 그녀의 어머니가 잉태를 한 뒤에야 결혼을 할 수 있다며

그녀의 사랑을 계속 방해한다.

약혼자는 늑대울음 소리를 내며 주위를 맴돌고 가베는 도망갈 결심을 하지만

자신을 감시하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이 와중에도 가족들의 생업은 이어진다.

양털을 깎고, 실을 뽑고, 오색으로 실을 물들이고 양탄자를 짠다.


키아로스타미가 자연의 풍광 속에 사람을 그 일부처럼 묘사한다면

마흐말 바프는 자연과 양탄자의 원색과 인간을 함께 조화시킨다.

다양한 색깔의 꽃으로 실을 염색하는 것처럼

빨간 양귀비꽃,

밀밭의 노란꽃,

하늘과 강 물의 푸르름,

황금빛 태양,

초록의 들판,

이처럼 자연은 인간에게 색을 일깨우고 만들어준다.

이렇게 영화는 온통 빛깔로 표현된다.

여동생 소레가 죽게 되자 양탄자를 짜던 오색실은 사라지고

검정색의 실만 남게 된다 .

이렇게 자연이 색깔을 갖고 있는 것이나,

실에 색이 있는 것,

영화에 색이 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인생은 다채롭다는 것.

따라서 죽음은 아무 색깔도 가질 수 없다.

소레가 죽은 뒤 배경은 겨울로 바뀐다.

눈으로 뒤덮인 무채색의 산에서 가베 식구들은 이동을 한다.

유목민의 삶과 사랑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사이사이 마술을 부린다.

신의 손길을 가진 삼촌은 태양빛으로 손을 물들이고,

양탄자에 스며든 정령 같은 가베는 노부부 앞에서만 모습을 드러내고,

암탉이 알을 낳자 어머니에 겐 태기가 나타난다.

양탄자의 그림은 사랑의 전설이다.

이 전설은 바로 젊은 시절 노부부의 얘기다.

노래하듯 말을 하는 노인은 가베의 이야기를 듣고는 늑대울음 소리를 낸다.

늙은 아내는 가베처럼 물동이를 이고 양탄 자 앞에서 뒤를 돌아본다.

이처럼 전설이 현실과 연계되어 다소 허무하게 기억되는 인간사를 보여준다.








모센 마흐말바프는 애초에 유목민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찍을 생각이었으나

그들이 짜는 양탄자가 그들의 삶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재빨리 픽션을 가미하고 가베역에 전문배우 샤하예 죠다를 끌어들였다 .

이렇게 해서 현실을 다루면서도 그 현실에서 약간씩 발을 띠고

자유롭 게 의식을 넘나드는 감독 특유의 환상을 선보일 수 있었고

전혀 새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냈다.

영화는 사실적이면서도 실험적이다.

그만큼 형식적으로 자유롭게 열려 있다.

이것은 삶의 리얼리티를 다양한 각도에 서 보려는 시도다.

그러나 화려한 색채와 표현주의적 이미지라는 그의 독특한 방식은

종교적 문제와 더불어 이란 내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규범이다.

경직된 정부의 간섭으로 그의 영화 몇편은 이미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다.

모센 마흐말바프에게 리얼리티란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

모든 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며 상대적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똑같은 삶 속에서도 자유롭게 상상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덧붙여 전혀 새로운 형식 의 영화를 선보인다.


“나는 한때 정의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무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 지만

지금은 문화의 힘을 더 신뢰한다.

문화가 없는 세상이란 정글과도 같다.

우리에게는 정치보다 문화적 문제가 더 심각하다.

정치적 문제는 문화적 문제에 그 뿌리가 닿아있다.”


이런 자각은 그를 영화로 이끌었고 1982년에 <나수의 후회>로 감독 데뷔 하게 된다.

마흐말바프는 이미 세계영화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란 내에서도 존경받는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작품성을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흥행에서도 성공 하고 있다.

키아로스타미와는 다른 방법으로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무는

마흐말바프의 독특함은 바로 탁월한 심리묘사에 있다.

그가 가장 신뢰하는 것은 모든 인간 문제의 뿌리가

무지에 있다고 보는 심리학이라고 한다.


[이명인/영화평론가]










text by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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