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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인


2019/08/16 유감독[lev.1]






"유감독"님에게 편지쓰기

"365일 예술극장에서 행복하게!"
http://blog.naver.com/drfacokr


피에르 그라니에-데페르,Pierre Granier-Deferre 감독



4:3 full screen/color/2.0 모노/90분
언어/Italy+France+West Germany  
자막/한국
번역/DRFA,조한우




"시몬느 시뇨레, 아랑 드롱, 잊을 수 없는 라스트 씬"




꽃다운 나이에 시집을 온 쿠데르 부인은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시아버지에게 수시로 몸을 허락해야 하는 비운의 삶을 살아온 여자입니다.

그런 쿠데르 부인을 짐승처럼 여기는 시누이와

시누이가 낳은 발달 장애인 여자 조카와 같이

하루 하루 건초더미 위에 빠짝 말라붙은 매미의 허물 같은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는 여자입니다.


그 날도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가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부화기를 사서

털레 털레 걸어오는데

버스에서부터 같이 탄 한 남자가 따라와서는

무거운 부화기를 들어줍니다.


남자는 어디서부터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비밀 투성이의 남자입니다

남자는 쿠데르 부인이 꿈속에서라도 그려보던

너무나 멋진 모습과 야성미를 하고 있습니다.

쿠데르 부인은 남자에게 일자리를 제안하고

남자는 쿠데르 부인을 위해 일을 합니다.


세상의 구조란 늘 지랄 맞게 짜여져 있죠.

특히 인간 감정의 게놈지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식과 발생의 gene 유전자가

참 밉상스럽게 뒤엉켜 있는 게 인간입죠.


하필이면 이 남자가

쿠데르가 그토록 경멸하던

발달 장애인에다 어디서 아버지도 모르는 사생아를 낳은

바보 조카에게 눈길을 주다뇨?

인생은 이래나 저래나 쓸쓸합니다.

결코 두 개의 사랑이 하나의 교집합에 머무를 수 없도록

교묘하게 짜여져 있는,

사랑은 인간을 두고

신과 악마가 벌이는 한 판의 거대한 포커판입니다.

하지만 쿠데르 부인은 위대합니다.

가질 수 없는 사랑이라면

그 남자를 품에 안고 이 세상을 소멸시켜 버리는 겁니다.

엔딩 장면이 장렬합니다,

그리고 그 비장미에 솔직히 속이 다 시원합니다.




(조르주 심놈의 원작과 무척 잘 어울렸던 시몬느 신뇨레와 아랑 드롱의 명연기)




꾸준히 조르주 심농의 작품을 스크린에 옮겨온 피에르 그라니에-데페르 감독은 참 멋진 감독입니다.

이토록 인생의 한 방을 아는 감독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죠.

한국의 목사님들이 성도들을 단 1시간의 설교로 매료시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인생의 한 방을 체험하지도, 경험하지도, 그리고 경험해 보려고 노력도 안한 데 있죠.

그래서 그들이 해석하는 성경은 대부분 인간의 삶에 실체적으로 와닿지 못하는 설교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자아도취에 빠져 자신들의 설교가

성도들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목사들이 넘쳐나는 것이

한국 교회의 비극적 자화상입니다.


조르주 심농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그가 무려 400여편의 소설을 쓴 무서운 필력의 벨기에 작가라는 것을 빠트릴 수 없습니다.

한 달 내내 매일 포도주 두 병씩 마시고 한달에 체중 1킬로그램을 상실하며

미친듯이 책을 쓴 작가로 유명하죠,

우리는 이미 이 두 명의 콤비가 만들어낸 <고양이를 키우는 여자>에서

인간 심리에 관한 편집광적 작가와 그보다 더 인생을 조롱하는데 도가 튼 감독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를 목격한바 있죠.




(단성사에서 개봉되어 아직도 이 영화를 못잊어하는 올드팬들이 꽤 있죠)



황량한 가을 추수가 끝난 들판으로

갑자기 내 인생으로 뛰어든 남자...

남자는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끊임없이 도망 다니는 탈옥수...

빠져나갈 방법도,

빠져나갈 탈출구도 모르던

쿠데르 부인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보입니다.

짧은 시간 남자는 여전히 그녀에게 절망만 보여주고

여전히 희망없는 삶의 실루엣만 잠깐 비추어 보여주었지만

그녀는 구원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실천에 옮깁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참 쓸쓸합니다.

가을의 온도가 조금씩 섬을 적시는 동검도에서

이 영화는 또 어떤 색채로 옷을 갈아입을지...

조르주 심놈의 문학 속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봅시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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