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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벨, 노벨상 시상식장 공연


2020/09/16 유감독[lev.1]






"유감독"님에게 편지쓰기

"365일 예술극장에서 행복하게!"
http://blog.naver.com/drfacokr






"라벤더의 영원한 연인, 조슈아 벨의 짙은 향기 속으로..."



여러분들은 어떤 공연을 보면서 온몸에 한기가 끼친 적 있으시나요?

혹자는 그 경험을 <예술적 경험>이라고도 하죠.

조나단의 경우는 바로 오늘 소개하는 조슈아 벨의 노벨 상 시상식장 공연이

그 경우였답니다.


이 시상식장 공연에서 조슈아 벨은 차이코프스키,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35번 단 한 곡을 연주합니다.

그의 장기인 Sibelius Violin Concerto in D minor를 연주하지 않은 건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는 우리에게는 최근 그레이스 누님이 번역한

<여인의 소스>로 유명한 감독 라두 미하일레아누의

<더 콘서트>에서 이 곡이 가장 극적으로 사용되었죠.

이 곡은 차이콥스키가 안토니나 아비노프나 밀유코파와의 비참한 결혼생활로부터 온

우울증을 회복하기 위해 갔던 스위스 제네바 호수 연안의

클라렌스 리조트에서 작곡되었습니다.

차이콥스키의 생애를 보면서 갖는 큰 교훈 한 가지는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것 만큼

비극이 없다는 것이죠.









역사상 성공한 모든 위인들이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의 가장 첫번째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였답니다.

그런 면에서 차이코스프스키는 불행한 사람이었죠.

그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평생을 발버둥쳤고

그 결과 그의 결혼은 늘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결혼의 실패로 우울할 즈음에 차이콥스키는 거기에서

그의 제자이자 바이올린 연주가인 요지프 코테그(Yosif Kotek)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을 함께 연주했었고,

그것이 이 협주곡을 작곡하게 한 기폭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돌프 브로드스키(Adolph Brodsky)에 의해서 1881년 12월 4일에 처음으로 연주된

이 곡은 곡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고,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호평은 받지 못했었다고 합니다.

난해하고 날카롭고 예민하게 이 곡을 해석해야 하는 부분은

연주자로서 상당한 부담감으로 남겨진 숙제였죠.

조슈아 벨의 연주를 한 번 들어보세요.

등골에서부터 서늘한 한기가 올라오는 그 어떤 바이올린 연주의

정점을 느낄 수가 있을 거에요.





(Sakari Markus Oramo,1965~)




조슈아 벨이 퇴장하고  Sakari Oramo가 지휘하는 Royal Stockholm Philharmonic Orchestra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이 시작됩니다.

핀란드 출생의 사카리 지휘자는 그야말로 미풍 같더군요.

지휘를 또 저렇게 하는 분은 처음 봤네요.

대부분 질풍노도처럼 단원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있는데

사카리 이분은 봄바람처럼 살랑 사랑거리면서도 웅장한 음을 뽑아내더군요.


시벨리우스는 50회 생일을 맞은 1915년부터 1919년 사이에

교향곡 5번의 3가지 버전을 작곡했죠.

그러다 1921년 10월 21일 헬싱키에서 마지막 버전의 초연을 지휘했답니다.

암울한 시절 민족의식을 고취한 세계적인 음악가를 축하하기 위하여

핀란드 국민이 마련한 기념행사의 중심은 시벨리우스의 신작 교향곡 발표였고,

1914년 가을 시벨리우스는 새 교향곡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깊은 계곡. 오를 산이 아련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 순간 신이 문을 열고 오케스트라를 연주한다!”


아마도 Sakari Markus Oramo이 지휘하는 시벨리우스를 들었을 때 내가 경험했던

그 무아지경이 바로 시벨리우스의 애초의 작곡 방향과 일치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시벨리우스는 1차 대전이 한창 발발하던 시기에

어느 따스한 봄날 산책길에서 머리 위를 선회하다 사라지는

백조 무리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에서 영감을 충전하여

교향곡 5번을 완성하였다고 하네요.


5번은 음악적 에너지가 충만한 1악장과 3악장 사이에

느슨한 2악장이 삽입되어 샌드위치 같이 구성되었으며,

작은 음악적 모티프가 발전하여 대단원에 이르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조형예술을 보는 듯 놀랍습니다.

시벨리우스는 1907년 헬싱키에서,

“교향곡이란 세계와 같아서 모든 것을 담아야 한다.”는 말러에 대해

“교향곡은 모든 모티프를 은밀히 연결하는

깊고 근원적인 논리와 엄격한 스타일을 지녀야 한다.”고 되받아쳤죠.


Sakari Markus Oramo가 해석한 1악장의 짙은 구름에 덮힌 북구의 자연 환경과,

2악장의 비올라, 첼로가 피치카토로 제시한 것을 관악이 받아 변주하는 소박한 주제와,

3악장의 장쾌한 멋이 듣는 이를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서서히 감싸옵니다.

꼭 감상해 보세요...

가슴 속에 뭔가 탁하고 틔여집니다.

아래는 이 공연의 목록입니다.


1.Ludwig van Beethoven, Leonore Overture No. 3 in C Major, Op. 72

Pyotr Ilyich Tchaikovsky,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35
1. Allegro moderato
2. Canzonetta: Andante
3. Finale: Allegro vivacissimo

Jean Sibelius, Symphony No. 5 in E-flat Major, Op. 82
1. Tempo molto moderato
2. Andante mosso, quasi allegretto
3. Allegro molto


참, 그리고 공연 전에 조슈아 벨의 10분짜리 인터뷰를 같이 상영합니다.

아주 짧은 인터뷰였지만 조슈아 벨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알 수 있는 진기한 인터뷰이기도 했습니다.

번역은 조학제 제독님께서 해주셨습니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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