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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브레겐츠 페스티벌 "리골레토"


2021/01/07 Dunne Lee[lev.4]






"Dunne Lee"님에게 편지쓰기

"세계를 유랑하다가 지금은 LA에서 일하고 있는
건축가입니다.

어쩌다 유감독에게 얽혀서 짬짬히 번역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주다!”

리골레토의 절규와 함께 조명이 꺼지고 관객들의 시선은 자연히 하늘로 향했습니다. 인간의 길흉화복을 주관한다고 믿어져온 별들이 밤하늘에 반짝이고 있었고, 관객들의 갈채가 쏟아졌습니다. 무대가 깜깜해진 것 말고도 시선이 하늘로 향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2019년 개막한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베르디 ‘리골레토’는 하늘까지 포함해 관객의 시선이 닿는 공간을 가장 ‘넓게’ 활용한 무대가 되었습니다.  실내무대의 공간 특히 수직공간의 한계를 자연이 베푸는 무한대의 공간으로 확장시킨 브레겐츠 무대연출 중에서도 ‘리골레토’는 매우 특출난 작품이 되었습니다.

2019년 늦은 봄에 무대를 공개한 이 작품은 그 전의 비제의 ‘카르멘’에 비해 ‘무대가 작고 초라해 보인다’는 오페라 팬들의 걱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연출가 필리프 슈퇼츠는 “리골레토는 진정한 영웅이 없이 뒤틀린 영웅만 있는 심리극”이라며 무대 위 거대한 머리와 손, 다른 손에 든 기구로 주인공들의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겠다고 밝혔는데, 베르디의 역동적인 음악에 비해 정적일 무대를 염려하는 소리가 나올 만도 했습니다.

이 호반의 여러 오페라에서 톡톡히 효과를 발휘했던 프로젝션 장치도 슈퇼츠는 전혀 쓰지 않겠다고 했죠.

사실 ‘리골레토’는 그전에 브레겐츠 오페라에서 공연했던 ‘그랜드’한 무대 스케일이 필요하지 않은 심리극 오페라인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리골레토’ 선택 자체를 걱정했었습니다.

그전에 올렸던 아이다, 카르멘, 또는 투란도트같은 작품들은 호수와 하늘로 뻗어나가는 엄청난 무대에 잘 어울리는 스케일을 가지고 있는 대 서사 오페라입니다.  그런데 리골레토는 그런 대 서사같은 작품들하고는 거리가 멀죠.  

하지만, 리허설 무대가 대중에게 오픈되자 그모든 걱정들이 필요없었다는 환호로 바뀌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머리의 ‘입’은 방탕한 만토바 공작의 애욕이 펼쳐지는 공간이 되었고, 무대 왼쪽의 손은 여주인공 질다를 포함해 애욕의 희생물이 감춰지는 곳, 오른쪽 기구는 순수하지만 헛된 꿈이 펼쳐지는 상징의 역할을 하며 각기 수시로 모습을 바꿨습니다. ‘꿈’을 지탱하던 끈이 잘리자 리골레토의 분노는 뒤틀린 애원과 피의 복수가 됩니다.

광대의 거대한 머리는 보통 얼굴 비례보다 큰 두 눈의 시선 방향으로 무대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지대한 역활을 해 냅니다.

영장류를 포함한 모든 동물들의 눈에서 사람만큼 흰자위가 큰 동물은 없죠.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흰자위로 인해서 타인의 시선과 감정을 알아차릴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얼굴에 있습니다.

타워 크레인에 달려있는 광대의 머리는 시선과 조명과 위치로 무대의 분위기를 빠르게 바꾸는데 성공합니다.    오페라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광대의 눈알과 코마저 강력한 무대의 장치로 사용됩니다.

무대 중앙의 비스듬한 원반이 2001년의 푸치니 ‘라보엠’을 연상시켰지만, 이번에는 쪼개지고 무너지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원반입니다. 끝없이 변하기는 원반 가운데의 거대한 머리는 더 드라마틱하게 변합니다.

인간의 얼굴은 얼마나 변할 수 있을까? 슈퇼츠의 상상력은 관객들의 예상을 엄청 많이 뛰어 넘어서 극이 시작될 때의 모습을 점차 잃어가는 그 광대의 머리는 인간의 계획과 온갖 작위에 대한 무상함으로 이어집니다.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서도 리골레토에 나오는 아리아는 유명한 곡들이 많습니다. 아마 오페라 CD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작품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2019년 부터 2년간 공연할 계획이었던 ‘리골레토’는 비뚤어진 권력과 애욕, 아버지의 사랑과 파국을 그린 베르디의 중기 걸작 오페라 입니다.   2020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가 되었고 2021년 다시 ‘리골레토’로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랍니다.

2021년 여름이면 코로나가 멀찍히 사라져 있겠죠?  자막 파일 보냈습니다.












 유감독



delete 2021/01/07
형 코로나로 지쳐가는 우리 모두에게 큰 선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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