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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시-백 일흔 다섯 번째


2021/03/01 유감독[lev.1]






"유감독"님에게 편지쓰기

"365일 예술극장에서 행복하게!"
http://blog.naver.com/drfacokr




(Photo by DRFA,LaLa)




              즐거운 편지                              

               -황 동 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즐거운 편지"는 황동규 시인이 고3 까까머리 청소년시절 닿을 수 없는 연상의 여대생에게 바친 짝사랑의 시입니다.                                            

부친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의 순수한 사랑이 아름다운 시적 서정으로 즐겁게 나타난 듯 합니다.

사랑이란 표현이 아직은 쑥스러워 "내 그대를 생각함은"은 그대가 보기엔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날마다 반복되는

특이한 현상이 아닌 "사소한 일"처럼 생각 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그대 앞에 당당히 서서 제대로 마주 보지도 못하는

그대의 등 뒤 "배경에서" 일어나는 어린 고교생의 "사소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메일 때" 나는 그대에게 해질 녘의 아름다운 노을처럼, 등 뒤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되어 그대 앞에

서서 목청껏 "그대를 불러" 보겠습니다. 그대가 "괴로움 속"에서 방황할 때 나는 당당히 그대를 지키겠습니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까마득한 태초의 시간부터 먼 훗날 그때까지 변함없는 자연의 일상같은 나의 영원한 사랑입니다.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진실로 진실로 " 사랑의 경계를 넘어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입니다.

때로는 "골짜기엔 눈이 퍼붓고" 또 그치고, 자연은 끊임없이 순환하듯이 우리의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수"도 있지만

나는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사랑도 사계절이 순환하듯 순간 순간 변할 수 있고 또 힘들고 외롭지만 ,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은 시간을 초월하는 "기다림의 자세"로 영원할 것을 "진실로 진실로" 고백합니다.

사랑이 언젠가는 멈출 때를 마음에 두고  "기다림의 자세"를 미리 생각하는 사람의 사랑은 영원히 멈추지 않습니다.

황동규 시인의 닿지 않는 짝사랑은 아픈 외로움이지만, 영원한 기다림이기에 오히려 점점 밝아오는 "즐거운 편지"입니다.



어지럽고 답답한 세월을 살면서 처음 대학캠퍼스를 밟았던 그 때의 3월을 생각해 봅니다. 세상 모두를 품었던 것 같았던,

모두가 사랑이었던 그때가 지금도 나를 부풀게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노년도 청소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인생의 처음과 끝은 사랑입니다.  늘 사랑합니다. 봄을 한 아름 드립니다.

        "新春 (신춘)이 世界(세계)에 來(래)하야 萬物(만물)이 回蘇(회소)를 催促(최촉)하는도다" -己未獨立宣言書-

- 2021년 3월 1일    

강화 동검도  유하재에서  

김 대 권 올림-













 유감독



delete 2021/03/01
선생님
봄비가 내리는 3월의 첫날...
너무나 반가운 선생님의 편지..

우리는 세월이 흐르고 나면
이 편지의 소중함을 몸에 한기가 끼이도록
깨닫는 날이 오겠죠...

선생님의 편지를
가슴에 꼭 껴안고
동검도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라라님의 사진 한장과 함께
그냥 예술이 되는 시와 설명이네요

감사합니다.
 




 리나T365



delete 2021/03/01
라라(리퀘스트)님~ 아름다운 동검도 일몰사진 예술입니다. 라라님은 어쩜 이렇게 사진을 잘 찍으시는지 부러운 능력의 소유자이시네요!!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 잘 알고 있는데 김대권 선생님의 설명과 함께 읽으니 감흥이 새롭네요~
황동규 시인이 황순원 작가의 자제분이란것도 오늘 처음 알았네요!!
 




 유감독



delete 2021/03/01
진정으로 안구 정화 되는 사진과
한 편의 명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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