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02-27 (월) |
"극장 출발 전 상영 시간과 영화 제목 최종 확인해주세요! 극장 사정상 예고없이 30분에서 최장 1시간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
---|
장 들라누아,Jean Delannoy 감독
Pierre Blanchar ... Le pasteur Jean Martens
Michèle Morgan ... Gertrude
Line Noro ... Amélie Martens
Andrée Clément ... Piette Casteran
Rosine Luguet ... Charlotte Martens
Mona Dol ... Soeur Claire
1.35:1 letter box/흑백/2.0 모노/112분
"1946' Cannes Film Festival 황금종려상,여우주연상,음악상 수상"
언어/프랑스
자막/한국
번역/DRFA,김교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앙드레 지드의 깊디 깊은 문학 속으로...”
(앙드레 지드,André Gide,1869~1951)
앙드레 지드는 문학의 여러 가능성을 실험했던 프랑스 소설가이죠.
프랑스 문단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어 20세기 문학의 진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주요 저서로는 <좁은 문>과 <전원 교향곡> 등이 있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파리 법과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가톨릭교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11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엄격한 종교적 계율을 강요한 어머니 밑에서 소년기를 보냈죠.
병약하고 학업 습득도 불규칙하여 지능 발달도 늦은 편이었으나,
18세부터 문학에 대한 열정을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1891년에 인간 자아에 대한 심리적 분석을 다룬 첫 작품 <앙드레 발테르의 수기,Cahier d’André Walter>를 발표합니다.
초기작에서부터 앙드레는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가 머무는
육체적 욕망과 정신적 사랑의 간극 사이를 탐구하길 좋아했죠.
그의 인생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것은
1893년의 아프리카 여행입니다.
아프리카의 작렬하는 태양과 야성적 풍토는 지금까지 그를 묶어온
엄격한 그리스도교적 윤리에서의 해방을 가져왔으며,
모든 구속에서 풀려난 강렬한 생명력을 향유하는 것이 삶의 길임을 가르쳐주었죠.
이때 발표한 <팔뤼드,Paludes>는 문학이라는 미명하에
심미적·정신주의적 언어에 묶였던 자신에 대한 고별사와 같은 것이며,
그는 변신을 거듭하면서 삶의 온갖 측면을 통찰하고
문학의 여러 가능성을 실험해 나갔습니다.
지드의 진실한 특징은 바로 이 규정지을 수 없는 다양성 속에 있는 것이죠.
1919년에 발표한 <전원 교향곡,La Symphonie pastorale>은
내적 자아를 살피는 프랑스 특유의 모랄리스트들의 전통을 이은 작품으로서,
종교적 계율이 가져오는 위선과 비극을 그린 작품입니다.
삐에르 블랑쉐가 연기하는 장 마르뗑 목사는
프랑스의 깊은 전원의 산속에서 목회를 하는 목사입니다.
자기 관리에 엄격하고 영성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시골 교회의 목사님이죠.
어느 날, 마을의 교인집에 심방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눈속을 배회하는 한 짐승을 발견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들짐승이라 여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짐승은 소녀였죠.
언제 어떻게 버려졌는지 모르지만
소녀는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었고
얼마나 오랫동안 야생을 헤매고 다녔는지 작은 늑대처럼 행동합니다.
하지만 마르뗑 목사는 그런 소녀에게 이끌리죠.
여기 저기 철 수세미처럼 뒤엉킨 머리카락과
짐승의 사체를 뜯는 어린 소녀를 보며 마르뗑 목사는 어떤 운명 같은 것을 느낍니다.
그것은 <가시나무새>의 랄프 신부님이 어린 매기를 처음 보는 날
자신을 휘감고 지나가는 전율과도 같은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마르뗑 목사는 어린 소녀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자신의 친 자식처럼 보살핍니다.
이름도 지어주었죠.
게트루드...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게트루드는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합니다.
들짐승 같았던 소녀가 미셀 모르강이 되다니요...
사물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의지하는 자신의 전 우주 목사님...
반면 세상을 보기 때문에 서서히 욕망과 싸워야 하는 중년의 목사님...
어느 날 세상을 단 한 번만 보길 원한다는 게트루드를 위하여
목사님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서 게트루드의 눈 개안 수술을 해줍니다.
눈을 뜨게 된 게트루드의 시선으로 두 개의 세상이 좁혀져 들어옵니다.
현재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준 생명의 은인 목사님과...
어렸을 때 늘 소꿉장난을 하고 놀았던
목사님의 아들이자 자신의 오빠 아밀리에...
늘 어린아이인줄 알았던 오빠가
완벽하게 멋진 청년으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이제 게트루드에게는 진정한 지옥의 문이 열린 것이죠.
아들에게로 향하는 게트루드의 마음을 보면서
그렇게 인자했던 목사님은 점점 질투와 절망의 화신이 되어 갑니다.
차라리 보지 못했던 세상이 갈등의 근원조차 없었던 순수와 원초의 세상이었음을
게트루드는 조금씩 조금씩 깨닫기 시작합니다.
오늘날 앙드레 지드에 대한 평가는 천차만별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전원 교향곡>에 대해서도 후대의 해석 역시 참으로 다양합니다.
하지만 앙드레 지드는 가장 극적인 상황으로 독자들을 초대하여
소설 그 근원이 갖는 원래의 기능에 충실했던 작가였음은 부인하지 못합니다.
<전원 교향곡>은 종래의 소설 관념을 타파하고
새로운 형식과 구성을 시도한 획기적인 작품이죠.
앙드레 지드의 다양성은 창작 이외에 사회적 관심과 비평 활동에서도 확인될 수 있습니다.
특히 1929년에 발표한 <콩고 여행,Voyage au Congo>은
프랑스 식민주의에 시달리는 콩고 원주민의 참상을 여지 없이 폭로하여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는 공공연히 자신이 공산주의 신봉자라고 밝혔지만
1936년에는 <소련기행,Retour de L’URSS>을 발표하여
공산주의가 갖는 문화적 폐쇄성과 획일주의를 통렬히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쓴 <도스토옙스키論>은 오늘 날 모든 평전의 표본이 될 정도로
그가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을 미친 듯이 독파해나갔을 이야기 해주는 대목이죠.
<전원 교향곡>은 약하디 약한 인간에게 보내는
일종의 변명이자 위로의 레퀴엠이죠.
인간은 누구나 극복할 수 없는 하나의 숙제를 갖고 있으며
수많은 인간들 중에 그 숙제를 완전히 풀고 가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비록 그 피투성이의 숙제가 실패로 끝날지언정
우리는 인간이란 피조물로 머물면서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가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천상의 천사보다 위대한 존재임을
말해주는 안타까운 작품입니다.
[DRFA,JONATHAN]

여고 시절 때 앙드레 지드(1869-1951)의 '전원교향곡'을 읽으면서
앞을 못 보는 소녀 제르트뤼드의 슬프고 아름답고 비극적인 사랑에 가슴 아파한 적이 있었다.
앙드레 지드의 초기 대표작을 영화화한 명작이다.
똑같은 작품이라도 읽을때마다 느낌도 감동도 다르다.
지드의 전원교향곡은 여고 시절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중 하나였다.
'순수한 사랑과 영혼의 메시지'에 대한 감동이 어린 가슴속에 왜 크게 왜 닿았는지 모르지만...
그런데, 세월이 지나 삶을 배워버린 지금, 윤리와 순수함보다
그속에 감추어져 있는 모순된 인간 본연의 내면이 더 드러나 보인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은 가볍지않고 묵직한 질문도 던진다.
인간의 본능과 욕망은 어디까지 향하는 것일까?
이성에 대한 관심은 나이와 종교를 초월하는 것일까?
앙드레 지드는 소설을 통해서 인간의 위선을 폭로하고 종교의 사랑을 비판하려고 했을까…?
'전원교향곡'은 제목의 느낌으론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을 연상하게 되지만
실상은 어느 목사의 도덕적인 위선과 자기기만을 폭로하는 내용이다.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에서 목사로 일하고 있는 장 마르뗑은 어느 날 비참한 경지에 놓인
의지할 곳 없는 눈먼 소녀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아내가 불평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목사는 이름도 없는 그 애에게 '제르트뤼드'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소녀에게 인생과 신앙을 바칠 정도로 자극적으로 열성을 다한다.
마침내 소녀는 무지한 상태에서 지적능력을 갖추고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한다.
한편 깨끗하고 예민한 영혼의 소유자인 제르트뤼드는
장님 소녀의 순수함으로 자신의 은인인 목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한 제르트뤼드의 사랑은
현실을 사는 인간인 목사의 마음을 움직여 목사도 어느덧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이들의 사랑은 목사의 부인 아멜리와 그의 아들 자크와의 얽힌 관계로 갈등을 겪는다.
개안수술로 시력을 회복하고 완전한 숙녀가 된 제르트뤼드는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목사가 아니라 그의 아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제르트뤼드는 그녀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과 사랑과 질투에 못견뎌하는 목사를 뒤로 남기고 결국 자살을 택한다...
처음에는 목사로서 가여운 소녀에게 박애 적인 사랑을 하다가 차츰 한 여자를 향한 인간적인 사랑을 하게된다.
그러나 이 잘못된 사랑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결국 아들과 소녀를 모두 잃게된다.
종교적인 위선과 갈등이 잘나타나 있다.
소설에서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시각장애인에게 색감을 가르치는 부분이 나온다.
파랑은 하늘 색깔이고 빨강은…. 노랑은…. 등등 제르트뤼드가 그럼 흰색은 어떤 색인지 묻자
흰색은 모든 색이 합쳐진 색이라 설명한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제르트뤼드에게 교향곡 음악을 듣게 해준다.
바이올린·비올라.트럼본등 각각의 소리가 한 가지 색 이라면 그 소리가 합쳐진 교향곡은 흰색에 해당한다고...
이 부분이 참 감동을 주었다. 정말 추천해보는 소설이다.
원작이 뛰어나니 영화 또한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보지 못하는 제르트뤼드 를 통하여 자연과 사물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야기들이 무척 아름다웠다.
목사를 보면 때론 우리 정신이 우리 심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속이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종교에 속아 자기기만에 빠진 인간,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무장하여 자기의 진실을 보지 못하는 인간...
앞을 보지 못했던 제르트뤼드가 육신의 '맹인' 이었다면,
그 심장을 보지 못했던 목사는 영혼의 '맹인' 이지 않았을까 싶다.
모든 것을 잃기 전에 다른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내 삶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여유도 가지면서...
너무 집착하지말고 마음의 여백을 가지면서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보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고전 명작 영화였다.
베토벤의 제6교향곡 '전원'을 주제로 쓴 것이라 한다.
나는 지금 이 2악장을 (우연히도….)계속 듣고 있다...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세파에, 분주함에, 각박함에 눈이 가려져
다만 그 멋진 세상을 보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눈을 열고 마음을 열면 세상은 다시 아름답게 보입니다.
친구가 있고, 사랑과 낭만이 있고, 희망이 있음으로 세상은 더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앙드레지드 <전원교향곡 >중에서-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은 어떠한가...
그토록 아름다운가……?
[DRFA관객,고마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