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03-23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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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리 마크,Karoly Makk 감독
Lili Darvas ... Az oregasszony
Mari Torocsik ...Luca
Ivan Darvas ... Janos
Erzsi Orsolya ... Iren
1.76 : 1 screen/흑백/2.0 모노/88분
"1971' Cannes Film Festival 황금종려상 후보,심사위원대상
1974' National Society of Film Critics Awards, USA 여우주연상"
언어/Hungary
자막/한국
번역/DRFA,현주
"<조나단 유, 내 인생의 영화 1위> 영화가 그 어떤 예술의 궁극점 보다 더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초유의 시네 회화"
DRFA의 3월의 테마는 <빛을 그린 감독들>입니다.
이 가운데 17일에는 이미 매진을 기록해놓고 있는 <빛의 화가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화가들만 빛을 그린 것이 아니랍니다.
<빛을 그림 감독들>에는 모두 10편의 작품이 소개됩니다.
영화 역사상 미장센의 구도와 색감과 콘트라스트에서 있어
예술적 혁신의 경지에 올랐던 감독들의 작품이 소개됩니다.
아마 감상하시는 내내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고혹적인
영상들이 어두운 극장 안에 파노라마 처럼 펼쳐질 것입니다.
그 첫번째 주자로 헝가리 영화 <사랑,Szerelem>이 나섭니다.
이 영화는 작년에 <조나단 유의 내 인생의 영화 12편>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었죠.
그때 많은 관객들이 이 낯선 헝가리 영화의 형식과 영상의 아름다움이 주는 무게감에
잠시 말을 잊기도 했었지요.
영화 감독 야노스는 정치범으로 몰려 감옥에 수감됩니다.
남편이 부재한 텅 빈 집에는 폐렴으로 죽어가는 시어머니가 있습니다.
야노스의 아내 루카는 시어머니에게 당신의 아들은 뉴욕에서 영화를 찍고 있으며
이미 그 영화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약속받고 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며느리의 거짓말은 시간이 갈수록 강도가 세어집니다.
어느 날은 남편을 대신해서 어머니에게 편지도 쓰기도 합니다.
하루 하루 폐렴과 싸우며 생명을 소진해 가는 시어머니는
오로지 자신의 눈을 감겨줄 아들만 찾고
그런 시어머니를 봉양하는 며느리 루카는
피가 마르는 삶의 가뭄을 겪어내야 합니다.
자신의 집을 나누어 세입자를 들이고,
신문 배달에 심지어 자신이 가진 모든 가구를 팔아서
시어머니의 마지막을 최대한 편하게 모시려는 루카의 노력은
공포와 고통 그 자체입니다.
이 영화는 팔 시네이 메르세의 화풍을 보는 듯한 착각을 던져줍니다.
평범한 쇼트라고는 단 한 컷도 없습니다.
괘종의 클로즈 업으로 시작한 어머니의 방 곳곳의 사물을 포착한 화풍은
메르세의 그림을 그대로 모방한 듯 우아합니다.
어머니가 창밖을 응시하는 장면,
묵묵히 앉아서 아들을 기다리는 쇼트 등을 침묵으로 응시하는 카메라는
앞으로 두 여자의 기다림이 얼마나 지루하고 황망할지를 감독은 예견합니다.
<사랑>은 여백의 영화입니다.
감독은 한 여자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여백이라는 스킬을 이용합니다.
반드시 남편은 돌아오리라고 믿는 아내의 사랑은 영화 내내 영상으로만 표현됩니다.
영화의 엔딩 감옥에서 풀려난 남편은
집으로의 귀향 길에서 이상한 행보를 보입니다.
그는 어머니가 간절히 자신을 기다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야생화가 만발한 들판에 드러 눕습니다.
햇살은 솜털처럼 야생화를 뒤흔들고 남편은 그 들판에 누워 하염없이 쓸쓸해 합니다.
그도 고독하고, 어머니도 고독하고, 아내도 고독하지만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아내의 사랑 때문에 이 영화는 빛을 발합니다.
누군가의 부재를 견뎌야 하는 한 아내의 인고와 절망을
흑백의 영상으로 잡아낸 <사랑>은
영화가 그 어떤 예술의 궁극점 보다 더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초유의 시네 회화입니다.
<여백>이 주는 영상적 충격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카롤리 마크 감독은 진정한 빛의 화가일 것입니다.
이 영화의 DVD를 간절히 다가 뉴욕의 한 서점에서 찾았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부디 이 걸작을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3월의 테마에 소개될 남은 아홉 편의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보세요.
미술에서 느끼지 못한 예술적 황홀경을 체험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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