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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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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르누아르,Jean Renoir 감독

Ingrid Bergman ...  Elena Sokorowska
Jean Marais ...  Général François Rollan
Mel Ferrer ...  Henri de Chevincourt
Jean Richard ...  Hector, ordonnance de Rollan

4:3 full screen/color/2.0 모노/95분
"1956' Cahiers du Cinéma 최우수작품상 후보"
언어/Italy+France
자막/한국
번역/DRFA,김교수




"잉그리드 버그만을 데리고 찍은,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영화이며, 영화 그 이상의 영화다"
  -장 뤽 고다르-




(Jean Renoir,15 September 1894~12 February 1979)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아들이자

수많은 영화계의 거장들이 주저함 없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감독’이라 칭송하고 있죠.

그는 미장센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풀어놓는 서사 구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한 마디로 시대를 한 100년을 앞서간 장인이라고 보면 되죠.

특히 그는 인간사의 쾌활한 순간의 신랄함과 익살스러움이라는 희비극을

기가 막히게 세밀하게 풍자하는데 일가견이 있습니다.

그의 영화에서 인물들은 대부분 유머러스하지만

그들의 삶의 현실에는 항상 비극적인 감성이 스며 있습니다.

잉그리드 버그만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던진 남자

로셀리니에게 차디차게 버림 받고 르누아르에게 건너와서

영화 속에서 미친듯이 웃고 떠들지만

결국 그녀의 온 몸에서 포착되는 사랑의 비련은

장 르누아르 이기에 만들어낼 수 있는 어떤 삶의 품격이 가득 고여있죠.

특히 그는 미셸 시몽과 장 가뱅의 멜랑콜리한 연기를 이끌어내는데 탁월했습니다.

장 르누아르의 영화를 어떤 단일한 범주로 묶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의 영화는 영화 이론으로 정밀하게 포착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삶의 불확실성과 우연한 사건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수많은 감독들이 그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특히 루키노 비스콘티는 장 르누아르에게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배웠다고 고백했죠.

장 뤽 고다르는 그의 영화 <엘레나와 그의 남자들>을 보고

‘영화 그 이상’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르누아르의 영화가 우리 삶의 내적 진실에

너무나 근접해 있기에 발생하는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는 <엘레나와 그의 남자들> 속에서

인간이란 동물이 갖는 발정기적 욕망을 조롱하기 보다는 창조주의 시선으로

측은지심으로 바라봅니다.





(로셀리니는 인디아를 찍으면서 시나리오 작가와 사랑에 빠져 잉그리드 버그만을 버린다)



조만간 감상하게 될 걸작 <스트롬볼리,Stromboli>를 촬영하는 동안

잉그리드 버그만은 로셀리니의 아이를 임신합니다.

첫 아이 레나토가 태어나고 일주일 후 버그만은 미국에 있는 남편  Lindström과 이혼을 하고

로셀리니와 멕시코로 날아가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그녀는 1952년 6월 18일  쌍둥이 딸 Isotta Ingrid Rossellini와 Isabella Rossellini를 낳습니다.

하지만 이 사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두 사람이 이탈리아에서 만든 실험적인 영화들은 연이어 실패를 하고

로셀리니에게서 이별의 징조가 먼저 보입니다.

1957년 당시 인도 총리였던 자와할랄 네루(Jawaharlal Nehru)는

평소에 습관처럼 말했답니다.

왜 인도에는 로셀리니 같은 감독이 없는가?

약간 또라이 총리네요.

조나단 유가 보기엔 인도에는 로셀리니보다 1천배 훌륭한 쇼티아지트 레이가 있는데 말입니다.

암튼 잉그리드 버그만 만큼이나 로셀리니에게 빠진 인도 총리 자와할랄은 로셀리니를

인도로 초대해서 무엇이든 만들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로셀리니는 자신이 인도에서 느낀 첫감흥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기로 하고

시나리오 작가를 소개 받습니다.

당시 27의 젊은 시나리오 작가 Sonali Das Gupta...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 여자가 로셀리니의 마지막 여자가 될지는...

벵골 출신의 소나일은 로셀리니와 사랑을 시작할 때 어린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로셀리니는 그 아이를 입양하여 '길 로셀리니'란 이름을 붙여주었죠.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유명한 배우이자 모델인 Raffaella Rossellini가 태어납니다.

당시 로셀리니와 작가 소나일의 불륜은 그야 말로 인도를 핵폭탄처럼 덮쳤다고 합니다.

결국 모든 화살은 로셀리니를 불러들인 자와할랄 네루 총리에게 집중되었고

자와할랄 총리는 로셀리니에게 정중하게 인도를 떠나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소나일을 데리고 이탈리아로 돌아온 로셀리니는

잉그리드 버그만과 정식으로 이혼하고

1977년 71세의 나이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소나일과 생을 같이 합니다.

아이구,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기의 명감독이 겨우 71세의 삶을 살려고

저렇게도 많은 여자의 눈에서 눈물을 뽑나내었나 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나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잉그리드 버그만의 제 2의 전성기를 마련해준 영화입니다)




로셀리니에게 버림 받은 잉그리드 버그만은

빛의 화가 르누아르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초빙으로

프랑스로 건너가서 영화 한 편을 찍는데

그 영화가 바로 <엘레나와 그의 남자들>입니다.

잉그리드 버그만은 이 영화에서 자신에게 모여드는 수많은 남자들을

발로 자근 자근 밟으며 희대의 명연기를 펼쳐

전세계 수많은 평론가들로부터 격찬을 받게 되죠.


이 영화는 장 르누아르의 <고결한 인간의 위선 3부작>의 완결판입니다.

앞서 두 편은 <황금 마차>와 <프렌치 캉캉>입니다.

르누아르는 3부작을 완결 지으면서 과감하게 잉그리드 버그만을 초빙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데리고 파리의 빌랑쿠르 스튜디오를 비롯,

생클라우드와 에르메논빌 성 등 도시 곳곳에 그녀를 배치해놓고

마치 아버지 화가 르누아르의 기법을 영화에 도입합니다,

당대 최고의 미술가 장 앙드레에게 르누아르는 최대한

아버지 르누아르의 그림처럼 세트장을 꾸며달라고 주문했죠.

그래서 지금 21세기에 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잉그리드 버그만이 아름답게 화면에 담깁니다,

그냥 아버지의 그림 속에서 모델들이 걸어나와 활보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잉그리드 버그만이 연기하는 폴란드 공주 Elena Sokorowska는 몰락한 왕족의 공주입니다.

그녀는 오고 갈 곳이 없어지자  파리의 핀 드 시에클에 사는

역시 몰락한 숙모 집에서 빈대처럼 빌붙어 살죠.

그런 그녀의 소문을 듣고 유럽 전역에서 그녀에게 구혼을 하기 위해

숙모의 집은 하루라도 남자가 끊이질 않습니다.

숙모는 오로지 그녀를 돈많은 남자라면 누구든 상관없이 팔아 치우려고 혈안이 되어 있죠.

그런 가운데 엘레나는 그 날도 돈 많은 백작과 데이트를 나갔다가

수많은 군중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군중들은 당시 파리 전역을 몸살로 뒤흔들던 새로운 정치가 롤랑 장군을 보려는 인파들임을 알게 되죠.

<미녀와 야수>의 장 마레가 롤랑 장군으로 출연하는데

역시 그는 연기 잘 하네요.

엘레나 역시 대체 롤랑이 누구이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환장 하는지 서성이는 동안

역시 롤랑을 보려고 인파 속에 서있는  시빈쿠르 백작을 만나게 됩니다.

알고 봤더니 시빈쿠르는 롤랑의 절친이자 최측근 보좌관이었고

시빈쿠르는 엘레나에게 롤랑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그렇게 시빈쿠르를 따라간 엘레나는 이번에는 그토록 여자 보기를 돌 같이 하는

롤랑 장군이 한눈에 그녀에게 빠져버립니다,

이제 영화는 본격적으로 롤랑과 시빈쿠르, 그리고 엘레나의 삼각 구도로

숨막히게 흘러갑니다.









오드리 햅번은 시빈쿠르를 연기한 남편  멜 화라가 잉그리드 버그만에게 혹시 유혹당할까봐

자신이 찍던 <파니 페이스>의 모든 프랑스 장면을 이 영화와 겹치게 조절했습니다,

덕분에 <파니 페이스>의  제작진들은 곤욕을 치뤄야 했죠.

그런 것 보면 오드리 햅번에 관한 과장된 미담들 역시

여자의 소유욕 뒤로 살짝 숨어 들어간 게 아닌가 싶네요.


롤랑 장군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Georges Ernest Boulanger 장군이 모델입니다.

1886년, 불랑제는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엄청난 대중적 지지를 받았고,

일부 지지자들은 이 영화에서처럼 그에게 쿠데타를 일으켜 왕이 될 것을 부추켰습니다.

하지만 불랑제는 결코 쿠데타를 실행에 옮길 마음이 없었다고 합니다.


전 세계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서 잉그리드 버그만의 연기를

거의 어떤 경지를 넘어섰다고 평가했습니다.

심지어 까다롭기로 그지없는 로저 에버트는

"버그만은 프랑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폴란드 공주를 연기했고

그냥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줄거리 전체이다" 라고 평했죠.

암튼 로버 에버트 평을 볼 때마다 어쩜 그렇게 우리나라 평론가 박평식씨가 떠오르는지

대개 얄밉고도 부정할 수 없는 뭔가가 있음은 인정해야 합니다.

또한 프랑스의 정일성, 프랑수아 트뤼포는

"이 영화는 잉그리드 버그만의 희귀한 에로티시즘을 다루면서

그녀의 얼굴이 영화 속에서 르누아르의 그림처럼 내면의 빛을 발하게 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역사상 영화에서 이보다 더 감각적인 여배우가 존재했던가?"

라고 평했습니다.


장 룩 고다르는

"섹스는 이 영화의 관심의 유일한 초점, 르누아르는 영화의 익살스러운 요소를 통해

강한 에로틱하고 낭만적인 로멘스를 성공시킨다" 라고 했죠.

또한  저명한 평론가 크리스토퍼 포크너는

"르누아르의 대표작 <게임의 규칙,Rules of the Game>과 굉장히 유사하다.

등장하는 사건들을 희극으로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냉소적이라는 데 두 작품은 결을 같이 한다"

라고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삶을 있는 그대로의 표현하면  동화적이다’라고 했던 르누아르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던

전형적인 르누아르표 영화였습니다.

선명한 색깔로 마치 영화는 동화 같은 느낌을 주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대단히 사실적이고 인간의 욕망이 내뿜는 이중성에 대해 굉장히 냉소적입니다.

르누아르가 동시대의 사회적 환경들 소재를 가지고

과거의 어느 '가공된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여전히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했던 리얼리스트의 태도를 버리고

일종의 탐미주의자의 시선을 채택하는 첫번째 영화였습니다.


크라이테리온은 244번째로 이 영화를 디지털로 리마스터링 했는데

정말 크라이테리온 창립자의 영화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색감의 끝판왕이었습니다.


참, 이 영화는 프랑신 베르제의 데뷔작입니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이제 조나단 유의

<로베르트 로셀리니 풀 콜렉션> 도전은 서서히

<장 르누아르 풀 콜렉션>으로 넘어가는 군요.




[DRFA,JONATHAN]

엮인글 :

지휴T315

2023.03.20 20: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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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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