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03-30 (목) |
"극장 출발 전 상영 시간과 영화 제목 최종 확인해주세요! 극장 사정상 예고없이 30분에서 최장 1시간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
---|
조지 스티븐스,George Stevens 감독
Irene Dunne ... Julie Gardiner Adams
Cary Grant ... Roger Adams
Beulah Bondi ... Miss Oliver
Edgar Buchanan ... Applejack Carney
Ann Doran ... Dotty 'Dot'
1.37 : 1 screen/흑백/Mono (Western Electric Mirrophonic Recording)/119분
"1942' Academy Awards, USA 남우주연상 후보
1941' New York Film Critics Circle Awards 남우주연상 후보"
언어/미국
자막/한국
번역/DRFA,애니
"<자이언트>의 명장, 조지 스티븐스의 결혼에 대한 깊디 깊은 사유"
(George Stevens,1904~1975)
DRFA에서 조지 스티븐스 영화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었죠.
지난 주에 개봉된 <추억의 세레나데>를 보고 나오시던 관객분들의 열렬한 칭찬들...
"어쩜 영화를 저렇게 잘만든다냐?"
맞아요,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딱 한 문장이 가장 먼저 입가에 머물죠.
그는 어쩌면 그렇게 영화를 잘 만드는 것일까요?
갖가지 장르를 넘나들며 고전기 할리우드판을 아주 뒤집어 놓은 장인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현재 한국의 메이저 감독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지금까지 하고 싶은 장르물 신물 나도록 해봤으니
부디 남은 인생은 조지 스티븐슨처럼 사람의 인생에 감동을 주는 영화를 만드시는 게 어떠냐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군요.
수많은 평론가들은 그를 거장이라고 부르기를 꺼려할 정도로
그의 영화들 대부분이 헐리우드 박스 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지만
그의 영화들은 전성기 할리우드가 낳은 보석 같은 장르 영화의 한 전형으로 꼽는데는
누구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가 만든 세 편의 영화
<젊은이의 양지>, <셰인>, <자이언트>는 기억하실 겁니다.
위대한 평론가 앤드루 새리스에 의해 이 세 영화는 ‘미국인의 꿈에 대한 삼부작’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삼부작은 낭만적이면서 신화적인 어법을 통해
미국인의 좌절된 꿈, 이상, 추억을 극대화한 것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이 삼부작이 스티븐스의 대표작이라는 것에는 필자는 동의하지 못한답니다.
그의 진정한 진가는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주연한 뮤지컬 <스윙 타임>,
케리 그랜트 주연의 액션모험영화 <강가딘>,
캐서린 헵번과 스펜서 트레이시가 주연한 <올 해의 여성> ,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미치도록 행복한 영화 <인생을 즐겁게>에서 더욱 더
그의 거장다움이 잘 나타나고 있지요.
이 영화는 조지 스티븐스가 당시 최전방 전투 사령관으로 입대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찍은 영화입니다.
특이하게도 조지 스티븐스는 군복무를 마치고 헐리우드에 돌아왔을 때는
다시는 코메디물을 찍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뭔 일이 있었는지 이후 그는 강렬한 드라마 위주의 영화만 손을 댑니다.
이 영화를 끝으로 조지 스티븐스는 콜럼비아 픽처스와 계약한
3편의 영화를 모두 완료했다고 합니다,
그가 콜럼비아와 계약한 다른 두 편의 영화는 <추억의 세레나데,Penny Serenade>와
이제 만나게 될 Cary Grant의 <말많은 동네,Talk of the Town,1942>입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조지 스티븐스 감독이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소품인데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인간 모두의 화두,
바로 결혼의 초상에 관한 깊디 깊은 사유를 던져주는 고전입니다.
두 부부가 기념일마다 모았던 작은 싱글 LP판들을 매개체로
과연 우리가 어떻게 하다가 이혼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고찰하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중간 중간 LP판에서 흘러나오는 곡들이 아주 주옥 같죠.
고서적을 파는 서점에서 노처녀 직원으로 늙어가던 줄리 가디너는
어느 날 베토벤의 LP판을 구하러 들어온 아담스와 가볍게 만나게 됩니다.
첫눈에 줄리에게 반한 아담스는 늘 프로포즈 할 기회만 노리다
마침 동경으로 외신 기자로 파견되게 됩니다.
출국하기 전날 섣달 그믐날 밤에 한참 파티를 즐기고 있는 줄리를
아담스는 다짜고짜 눈내리는 옥상으로 끌고가
결혼을 하자고 말하죠.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남편을 배웅하러 갔다가
그만 줄리가 이번에도 남편의 손에 의해 열차로 끌려올라가죠.
그렇게 열차칸에서 첫날밤을 보낸 아담스와 줄리는 그날 밤 아기를 가집니다.
임신한 몸으로 남편이 있는 동경까지 날아간 줄리는 그곳에서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며
신혼을 보내죠.
하지만 1923년 동경을 덮친 지진으로 배속의 아이를 잃은 줄리는 그때부터
임신에 관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게 됩니다.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두 부부는 친구의 권유로 5주 된 여자 아이를 입양하게 되죠.
하지만 1년 간의 예비 부모 기간을 마침고 마침내 아이를 자신들의 아이로 입양하기 바로 직전에
아담스가 그만 직장에서 해고 되고 맙니다.
결국 아이를 입양할 자격을 박탈 당한 두 부부는 실의에 빠져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 아담스는 판사 앞에서 누구보다 이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있다면서
열변을 토합니다.
그리하여 아이를 입양하게 되죠.
세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지만
딸 트리나가 여섯 살 나던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동안 힘든 연극 연습에 지친 트리나가 그만 고열과 함께 세상을 떠나고 말죠.
딸 트리나의 죽음으로 이제 아빠 아담스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
깊고 깊은 정말의 계곡으로 빠져들어갑니다.
엄마 줄리는 그런 남편 곁에서 더 이상 자신이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결국 남편 곁을 떠나기로 결심하죠.
떠나는 날 아침, 짐을 싸면서 줄리는 그동안 모아온 LP판을 축음기에 올립니다,
그리고 한 곡 한곡 연주될 때마다 수많은 인생의 모퉁이길 위에서 울고 웃던
결혼의 추억들이 줄리를 덮쳐옵니다,
줄리는 고향으로 가는 열차 위에 오르면서도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죠.
나의 결혼 생활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난 정말 잘 해내고 싶었는데...
정녕 이것이 내 결혼 생활의 마지막이란 말인가...
Martha Cheavens의 단편 소설 <행복한 결혼 이야기>를 영화로 옮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바뀐 제목 <페니 세레나데> 때문에 Melle Weersma의 명곡 'Penny Serenade'가
주제가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영화의 주제가는 Nacio Herb Brown과 Arthur Freed의 1929년 발표곡
"당신은 내 삶의 의미,You Were Meant for Me"가 레코드판에서 끊임없이 흐릅니다.
줄리 역을 연기한 Irene Dunne은 이 영화가 자신의 인생의 영화라고 말했죠.
캐리 그랜트 역시 이 영화에서의 아담스 연기를 자신의 연기 인생 중 최고의 연기라고 꼽았습니다.
당시에 열차칸에서 첫날밤을 보낸다는 설정은 굉장히 센세이션한 설정이었다고 합니다.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같이 수많은 평단이 극찬한 영화로도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지 못한 캐리 그란트가
엉뚱하게도 이 작은 소품 같은 영화로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그리고 3년 후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으로 또 한 번 노미네이트 되죠.
이 영화는 아이런 던과 캐리가 호흡을 맞춘 3번째 영화입니다.
'끔찍한 진실(1937)'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내(1940)'가 그것들이죠.
세 편 다 메가 히트를 기록합니다.
놀랍게도 캐리 그란트는 1966년 62살이 될 때까지 자식을 갖지 않은 배우로 유명합니다.
Irene Dunne의 자서전에 의하면 캐리 그란트가 유독 어린 소녀와 연기하는 것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아이가 죽었을 때 아이를 껴안고 무너져 내리는 대목에서
온 스탭들이 감동할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하네요.
두 부부의 일본 생활 중 줄리가 물가가 천 달러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죠.
현재 화폐 가치로 거의 1달에 만오천불 정도가 소요됩니다.
촬영 감독 Franz Planer에게 심각한 중병이 찾아왔고 영화의 3분의 2지점에서 Joseph Walker가
뛰어듭니다.
Columbia Pictures는 조지 스티븐스와 감독 계약을 체결하면서
절대 간섭하지 말 것을 계약서 조항에 넣었다네요.
콜럼비아의 CEO Harry Cohn은 감독에게 갑질로 유명한 제작자인데 스티븐스에게만은
조용히 다가와서 촬영중에 담배를 피우지 말 것만 요구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스티븐스는 이 마저 듣지 않고 해리 콘이 없을 때는 피웠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이 영화의 연출부 중에 훗날 공포 영화의 거장 윌리엄 캐슬(William Castle)이 있었습니다.
주제 넘게 연출부 주제에 캐슬은 캐리 그란트와 아이린 던의 대화에 끼어들었고
이는 조지 스티븐스 감독을 대노하게 만들었다네요.
그때 캐리 그란트가 "너무나 유용한 지적"이었다고 조지 스티븐스를 달랬다고 합니다.
당시 캘리포니아 법은 유아가 영화 촬영장에 2시간 이상 있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에 제작진들은 트리나 역으로 일란성 쌍둥이를 캐스팅 했다고 하네요.
이 영화의 저작권은 최초의 28년 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갱신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저작권 프리 영화 중 한 편입니다.
트리나가 세상을 떠난 후 너무나 마음이 괴로운 줄리가
입양상담사에게 쓴 편지에 이런 구절이 나오죠.
"트리나의 죽음 이후, 트리나는 영원히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지만
나와 남편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나는 그에게 말을 하려고 다가가지만
그는 아무 말도 듣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것이 나에 대한 벌이라고 여기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벌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 다리에 줄을 묶고 달리는 마라톤과도 같더군요.
한 사람이 넘어지면 다른 한 사람은 그냥 넘어지더군요.
그래도 둘 중 누군가 하나는 용기를 내어 일어나야지만
남은 한 사람도 일어날 수 있더군요.
2월에 조나단 유가 추천하는 단 한 편의 영화입니다.
너무 너무 감동적입니다.
[DRFA,JONATHAN]

3/30 목요일 11시 영화+식사 3명 신청합니다.
신청자 : 김희자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