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03-03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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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브늬엘,Luis Buñuel 감독
Paul Frankeur ... Pierre
Laurent Terzieff ... Jean
Alain Cuny ... L'homme à la cape / Man with cape
Edith Scob ... La Vierge Marie / Virgin Mary
Bernard Verley ... Jésus / Jesus
François Maistre ... Le curé fou / French Priest
4:3 full screen/color/2.0 모노/98분
"1969' 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심사위원 특별상
1970' Italian National Syndicate of Film Journalists 최우수외국어영화상 후보"
언어/France+West Germany+Italy
자막/한국
번역/DRFA,김교수
"DRFA 산티아고 네 번째 영화, 철학적인, 너무나 철학적인 산티아고 길에 관한 루이스 브뉘엘의 담론... 그리고 산티아고 길을 A부터 Z까지 역사적으로 들여다 본 최초의 영화"
멕시코의 김기덕, 영화계의 니체라는 별명이 붙은
루이스 브뉘엘이 산티아고 길에 도전했다는 사실이 무척 경이롭습니다.
게다가 산티아고의 다른 이름이 <은하수의 길>이라는 걸 이 영화를 통해 알았습니다.
북유럽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펼쳐진 이 길에는
예수님의 12제자 중 야곱의 유해가 묻혔다는 전설이 나돌았고
이걸 기리기 위해 수도사들이 이 길을 걸었다고 하는군요.
우리는 DRFA에서 제 각자의 사연을 안고 이 길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죠.
이 영화 역시 각자의 사연(대부분 현실로부터 도피죠)을 갖고
이 길에 오른 두 명의 순례자 이야기입니다.
이 두 명의 순례자가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종교적 사건을 바라보는 담론의 영화이기도 하죠.
<부르조와의 은밀한 매력>과 <자유의 환영>과 함께 <브뉘엘의 진실에 대한 탐구 3부작> 중
한 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대치시키고 나니 상당 부분이 이해가 가는군요.
비선형적인 플롯은 자칫 수많은 신학적, 철학적 논쟁을 낳기 딱 좋습니다.
지난 2000년 동안 이 길 위에서 설정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고도로 상징적인 여행 기행문을 이토록 정교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브뉘엘이 얼마나 영화 제작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는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브뉘엘의 전매특허,
카톨릭과 기독교를 사잡아 비난하는 그의 삐딱한 시선은
산티아고 길 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하지만 그의 이런 회의적인 태도들은 놀랍게도 영적인 탐구와 사색의 기능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놀랍게도 이 영화는 느뷔엘의 영화중 유일하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동시에 21세기 영화 비평가들 사이에서 갈수록 중요한 영화 텍스트로 연구되고 있죠.
두 명의 프랑스 여행객 피에르와 장은 파리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순례길을 가기로 결정합니다.
그들의 여정은 전체적으로 성경을 풍자하면서 겹쳐집니다.
호세아에게 내려진 명령, <너는 창녀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라>는 그 명령을
자신도 받았다는 검은 망토를 걸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윽고 두 명의 순례자는 숙소에 도착해서는 이번에는
카톨릭이 인간의 성화로 이용해 먹는 <성체>의 모순에 대해 토론하는 경사와 사제를 만나게 되지만
잠시 후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는 사제를 보며 사제가 정신 이상자란 게 밝혀지죠.
산티아고 길 위에 있는 식당에서는 식당 매니저가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논의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논쟁을
직원들에게 설명할 정도입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가 너무도 산티아고 길에 대해
안일하고 멩랑꼬리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회의가 들게 되죠.
산티아고는 우아하고 자랑하는 길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에 대해 먼저 사유해보라는 명령을 내린 길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따끔하게 꼬집습니다.
파리에서 산티아고까지의 지난한 순례의 행로를 연구하기 위해
무려 브뉘엘과 장 클로드 카리에르가 3년간 시나리오를 썼다고 합니다.
두 명의 순례자가 만나는 6세기의 프리실리안을 비롯해,
17세기의 예수회, 18세기의 사드 후작에 이르기까지
길 위에서 만나는 서구 기독교의 온갖 교파와 윤리를 연구하는데만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어지간한 인문학 서적 한 권을 읽는 것보다 더 방대한
지식적 고난을 요구합니다.
절대 생각하는 영화 싫어하는 분들은 신청 하심 안돼요.
아, 이 영화에서 혁명군에게 총살당하는 교황을 연기한 사람이 브뉘엘 자신입니다.
1969년 라 주 보 락테의 이야기는 실제 역사적 에피소드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루이스 부뉴엘과 장 클로드 캐리에가 시나리오를 써면서 가장 많이 참조한 서적이
아베 플뤼케의 <이단 사전>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반드시 읽어두어야 할 필독서 같은 거죠.
브뉘엘의 자서전 <나의 마지막 한숨>을 읽어보면
브뉘엘은 마르셀리노 메넨데즈의 <헤테르독소의 변증법적 역사>를 읽고
이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다네요.
1967년 영화 <세브린느>를 찍으면서 브뉘엘과 엄청 싸워 원수가 되었던 Jean Sorel에게
이 영화의 예수님 역을 해달라고 제안했고
소렐은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촬영 스케줄 때문에 거절했다고 하네요.
산티아고를 좀 더 근원적으로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보석 같은 영화입니다.
다만 전 미리 경고했어요.
너무 철학적인 영화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장희빈이 마시는 사약 같은 영화가 될 거라고요.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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