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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2 (수) 
"극장 출발 전 상영 시간과 영화 제목 최종 확인해주세요! 극장 사정상 예고없이 30분에서 최장 1시간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파벨 룽긴,Pavel Lungin 감독
Liya Akhedzhakova        ...        Anna Sergeevna
Oleg Andreyev        ...        Shalyapin
Igor Chernevich        ...        Doctor Dahl
Evdokiya Germanova        ...        Aunt Satina

16:9 widel screen/color/5.1 돌비 디지틀/93분
"2007' Monac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감독상,촬영상"
언어/Russia
자막/한국
번역/DRFA,조학제




"당신은 라흐마니노프의 삶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ievich Rachmaninoff,1873~1943)




최근 제가 번역한 <지휘자>를 통해 파벨 룽긴에 대해서 몰랐던

한국의 관객분들이 다시 이 감독을 재조명하기 시작했죠.

사색과 철학의 감독 파벨 룽긴이 이번에는 라흐마니노프에 도전했습니다.

일단 음악과 촬영이 압도적입니다.

라흐마니노프 역으로 캐스팅된 에브지니 츠시가노브가 실제 라흐마니노프와 싱크로율 99%에 가까운 열연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소련이 막시즘의 광풍에 휩쓸려 대다수의 국민이 좌파로 넘어갈 때

라흐마니노프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막시즘을 배척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유의 선택과 자유의 경쟁 위에서 창조하셨다는 논리를 갖고 있었죠.

인간들이 어떤 제도적 장치와 그럴싸한 이념 논리로

모두가 부유해질 수 있다는 선동이야 말로 새빨간 거짓이라고 라흐마니노프는 믿습니다.

그는 이런 신념 때문에 조국에서 쫓겨나 평생을 서방 세계를 떠돌면서 리사이틀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덕분에 라흐마니노프는 살아 생전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 음악가로 유명하죠.


영화는 카네기홀에서 라흐마니노프 초연이 열리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그 자리에 러시아 대사관측이 참여하자 자신은 저런 공산주의자가 자신의 음악을

감상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때 관객들이 일제히 러시아 대사관에게 프로그램을 말아서 돌처럼 던져 쫓아냅니다.

그렇게 해서 라흐마니노프의 초연은 마침내 서방 세계에서 막을 올리게 되죠.







DRFA에서 상영된 음악가의 삶을 다룬 전기를 보면

음악가들에겐 각자의 트라우마가 있죠.

그 트라우마와 싸우면서 음악가들은 각자의 예술적 기량을 승천시킵니다.

라흐마니노프 같은 경우에는 어린 시절 목격했던 아버지의 폭력성입니다.

심약한 라흐마니노프는 평생을 이 폭력성의 기억으로 인해 고통받고 절망하죠,

하지만 그에게는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한가지 자신만의 마법의 주술이 있는데

그것은 눈을 감고 고향집 정원에 있었던 하얀 라일락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Vetka sireni' 즉, '하얀 라일락'입니다.

파벨 룽긴 감독은 라흐마니노프와 하얀 라일락을 연계시키기 위해 고도의 촬영술을 발휘하는데

화면 전체에서 마치 라일락 냄새가 진동하듯이 찍어내었습니다.




(에브지니 츠시가노브가 실제 라흐마니노프와 싱크로율 99%에 가까운 열연을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라흐마니노프 역시 헌신적인 아내의 내조 덕분으로

세계 정상급의 음악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DRFA에서 무수히 목격했죠.

모든 예술 분야에서 특히 음악가가 대성하기 위해서는 아내의 내조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그레이트 왈츠>에서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아내를 통해서...

<그리그>에서 가난한 그리그를 끊임없이 독려하고 내조하던 그의 아내를 통해서...

<슈만과 클라라>에서는 자신의 재능을 접고 남편 슈만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던 클라라를 통해...

뭐, 멀리 갈 것 있나요?

자신의 연기혼을 접어두고 평생을 남편을 내조했던 백건우와 윤정희 부부도 있지 않나요?


반면, 사랑을 놓치고 평생 아내의 내조 없이 살아야 했던

차이코프스키나 쇼팽, 그리고 슈베르트와 파가니니의 삶이

얼마나 비극적으로 끝났는지도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그러고보니 DRFA에서 상영된 음악가들의 삶을 다룬 영화가 정말 방대하군요.


조학제 제독님의 번역이 갈수록 관객들을 흡인력 있게 끌어당깁니다.

라흐마니노프의 주옥 같은 곡들이 영화 전편을 수놓습니다.

당신의 영혼을 모처럼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로 깨끗히 적셔보세요.

금방 매진됩니다.

빨리 예매를 서두르시기를...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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