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작, 그리고 어머니, 내 인생의 전부였던 첼로..."



한국에 거의 소개되지 못하는 카탈루냐 음악 영화 한 편 어떠세요?

첼로 연주자들을 괴롭히는 다발성경화증...

재클린 듀 프레가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죠.

그녀를 모델로 한 쥴리 앤드류스의 <듀엣 포 원>도

다발성경화증으로 고통받는 바이올린 연주자를 그려내었죠.

오늘 이 영화...

너무 좋습니다.

카잘스의 고국인 스페인 동북부 카탈루냐에서 드로브작과 싸우는 한 중년의 첼로연주자 이야기입니다.

줄리아..

줄리아를 연기하는 Montse Germán...

연기 정말 잘하네요.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배우들이 참으로 많군요.

줄리아는 언제부턴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근육통으로 고통받다

한 명의로부터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봅니다.





(제클린 듀 프레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여주인공 줄리아의 인생)



완벽주의를 추구했던 첼로...

그 때문에 정작 벼랑 끝에 떨어졌을 때는

아무도 자신의 곁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사랑하는 제자와 가끔씩 잠자리를 갖는 부도덕한 스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자신의 현주소에 그녀는 절망합니다.

그녀의 하나뿐인 딸 역시도 솔직히 엄마는 엄마로서는 제로였다는 폭탄 선언을 하죠.

그녀는 예술 작품을 복원해서 내다 파는 완벽주의자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아버지는 자신처럼 온몸이 굳어가는 어머니를 결코 요양원에 보낼 수 없다며

끝까지 품고 있는 고집스러운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은 딸로서도 그렇게 훌륭한 딸이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영화는 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결국 혼자임을 가르쳐주는 훌륭한 음악영화입니다.

죽음이라는 관문을 통과할 때는 그 어떤 사랑하는 이도

신뢰하는 친구조차도 곁에 존재하지 않음을 이 영화는

다양한 자의식의 미장센 구도를 통해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Gerard Pastor (composer))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 이 영화의 음악가를 찾아보았습니다.

이 영화로 2016년 The Marshall Hawkins Award의 음악상을 수상한

Gerard Pastor는 1984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습니다.

4살 때부터 음악 교육을 받기 시작했으며,

사바델 콘서바토리에서 모니카 부소(피아노)와 미켈 파르도(작곡)를 사사하며

피아노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냈죠.

2007년에는 카탈루냐의 최고 음악원 'Escola Superior de Musica de Catalunya'에서

피아노 최고 학위를 취득하고

마리아 헤수스 크레스포에게 사사했습니다.

그 후 루카 치안토레에게 피아노를 사사하고

조르디 모라에게 오케스트라 지휘를 공부했습니다.

그는 제11회 아르하우 콩쿠르(2006년 바르셀로나)에서 우승했으며,

스페인과 해외의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그의 작품이 연주되었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영화 음악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오늘 이 영화의 감독 안나 M. 보파룰과의 작업하는 걸 좋아합니다.

두 사람은 스페인 내전을 다룬 다큐멘터리 '노트 알 푸'와

아르겔의 사하라 사막 사람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함마다'에 이어

오늘 소개하는 <첼로를 위한 소나타>를 통해 전 세계에 카탈루냐 영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성공했죠.

어려운 카탈루냐어를 아름답게 번역해주신

조학제 제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른하지만 왠지 을씨년스러움이 계속되는 2023년의 5월도 저물어갑니다.

어떠신가요?

고독의 끝에서 드보르작을 연주하는 쓸쓸한 줄리아를 응원하러

동검도 바닷가로 오시지 않으시렵니까?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