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티세크 블라실,Frantisek Vlacil 감독

Petr Cepek ... Viktor Chotovický
Emma Cerná ... Adelheid Heidenmannová
Jan Vostrcil ... Sergeant Hejna
Jana Krupicková ... Girl

1.37 : 1 screen/흑백+color/Mono/99분
"1990' Pilsen Film Festival 그랑프리"
언어/Czechoslovakia  
자막/한국
번역/DRFA,현주




"눈덮힌 보헤미아의 루젝城,바흐와 스트라우스... 그리고 잔혹한 사랑의 시험대"



<백발마녀전> 처럼 언젠가는 자신의 사랑이 시험대를 통과해야 한다는 이런 영화는

늘 우리의 시선을 반짝이게 하죠.

왜냐면 우리 역시 언젠가는 그 시험대에 올라설 수도 있고

그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런지는 그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니까요..

오늘 소개하는 <아델하이트> 역시 <백발마녀전>의 임청하처럼

한 남자의 사랑의 진위여부를 목격해야 하는 슬픈 운명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시나리오 잘 쓰기로 유명한 체코의 작가  블라디미르 쾨르너는 자신의 모든 시나리오의 배경을

체코 북부 모라비아의 수데텐란트를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이 영화 역시 눈이 하얗게 내린 수데텐란트의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촬영지는 보헤미아 서부의 브루텍과 리베레츠 사이에 있는

루젝 성에서 촬영했다고 하네요.

영화 내내 흐르는 바흐와 스트라우스의 쓸쓸한 선율이

나는 가끔 눈을 감으면 사랑에 배반 당하고 눈길 위를 걸어가는

<아델>을 떠오르게 한답니다.







체코슬로바키아 중위 빅토르 초토비츠키(페트르 체펙)는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영국 공군 사무직으로 근무한 후 고국으로 돌아옵니다.

고국으로 돌아온 빅토르 중위에게 체코 당국은

수데텐란트에 있는 어느 텅 빈 대저택을 당분간 관리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겨울 내내 하얗게 눈이 내린 대저택...

그 저택은 나치 전범의 독일인 가족이 사들인 저택으로

전쟁이 끝난 후 가족은 대부분 총살을 당하거나 감옥에 간 그런 상태였죠.

유일하게 살아남은 딸 아델하이드만이 저택에 남아 청소부로 전락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졸지에 전범이 된 딸과 그 저택을 점령한 체코 장교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릅니다.

아델은 이 사랑은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다고 굳게 다짐하지만

빅토르는 조금씩 조금씩 아델을 밀고 들어옵니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늘 말하곤 하죠.


"나만 믿어, 나만 믿고 따라와, 내가 영원히 널 지켜줄 거야"


하지만 전쟁터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델의 남동생,

나치 친위대 장교인 한스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빅토르의 사랑은 시험대 위에 서게 됩니다.

체코 당국은 그동안 아델이 한스와 내통하고 있었다고 믿었고

그녀를 감옥으로 보내려 합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가장 잘 아는 빅토르가 단 한 마디의 증언만 해주면 되지만

결국 빅토르는 그 증언을 거부합니다.

아델은 차가운 감옥 안에서 자신을 외면하던 빅토르의 씁쓸한 모습을 회상하면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홀로 남은 빅토르는 과연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아갔을까요?

전 결코 아니라는데 100원을 걸죠.


영화 내내 즈데넥 리스카가 새로 편곡한 바흐와 스트라우스의 선율이

생생하게 귓전을 때리는 영화였습니다.

1969년 첫 공개 후 전 세계의 수많은 비평가들은 이 영화를

프란티세크 블라실의 눈부신 데뷔작 <마르케타 라자로바>에 이어

최고의 걸작이라고 칭했습니다.

하지만 체코 당국은 영화가 지나치게 반정부적이라고 판단

극장 개봉을 거의 막아버리는 바람에 이 영화는 그렇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15년 전 시네마데크 서울에서 프란티세크 블라실 주간에서 발견했던

보석 같은 작품이었죠.

제 조카 현주의 번역으로 만나보겠습니다.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