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07-21 (목) |
"극장 출발 전 상영 시간과 영화 제목 최종 확인해주세요! 극장 사정상 예고없이 30분에서 최장 1시간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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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댄스,Charles Dance 감독
Judi Dench ... Ursula
Maggie Smith ... Janet
Daniel Brühl ... Andrea
Freddie Jones ... Jan Pendered
1.85 : 1 screen/Color/Dolby Digital/103분
언어/UK
자막/한국
번역/DRFA+오철룡
"우리의 정신은 육체의 쇠락을 따라잡지 못해요..."
찰스 댄스는 영국의 유명한 국민적 TV 배우랍니다.
얼마전 상영하려다 무산되었던 토니 리차드슨이 연출한 3시간 짜리 대작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을 맡아서 잊을 수 없는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 배우랍니다.
1946년에 태어나서 무려 127편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을 연기했으니
잠자는 시간을 제하고는 거의 매순간을 연기에 매달린 셈이네요.
그런 찰스 댄스에게도 평생의 소원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고 자신이 영화를 직접 연출하는 것이었죠.
찰스 댄스의 소박한 이 꿈은 비로소 그가 58 세의 나이가 되었을 때 이룰 수 있었답니다.
영국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문학가 윌리엄 J. 록케의 단편을
찰스 댄스가 직접 시나리오로 각색한 거죠.
이 각본은 영국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국민 여배우 주디 덴치와 매기 스미스의 손에 들어갔고
두 여배우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꺼이 이 영화에 뛰어들었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엔딩 곡;Theme from '라벤더의 연인' by 조수아 벨)
내용은 단순해요.
전운이 감돌던 1930년 잉글랜드 콘윌의 한 바닷가에 평생 독신으로 살고 있는 두 자매의 이야기랍니다.
자넷과 우슬라, 두 자매는 대사 중에서 청춘의 한때 사랑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무슨 연유인지 결혼도 않고 서로를 의지한 채 그냥 라벤더를 키우며 홀로 살고 있지요.
어느 폭풍우가 치던 날 밤, 난파된 배에서 한 폴란드 청년이 두 자매가 사는 해안가로 떠내려 옵니다.
두 자매는 자신들의 삶에 갑작스레 뛰어든 이 청년을 치료하면서
마침내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다양한 감정의 복합전선에 휘감겨 들죠.
건강을 찾아가던 청년이 어느 날 집어든 낡은 바이올린에서 흘러나오는 곡들에게
두 자매는 금방 영혼을 빼앗기고 맙니다.
우리가 각막으로 보는 인간의 껍질은 점점 노쇠해가지만
우리는 평생을 23세의 정신적 카테고리 속에서
자신의 삶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정신 분석학적 가설이 있죠.
두 자매가 그런 경우입니다.
자신들의 삶에 사랑이 필요치 않다고 믿던 두 자매는
이 청년의 천재적 재능과 해맑은 미소 앞에서 너무도 쉽게 무너져 내립니다.
그렇게 교통사고처럼 들이닥친 사랑의 감정은 두 자매를 뒤덮고
두 여자에게 고통과 번민과 행복의 시간을 동시에 가져다 줍니다.
그렇게 사랑했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레아는
동네의 러시아 여자 올가와 눈이 맞아 야반도주해버립니다.
현실...
차디 찬 현실을 체감하는 두 자매가 그 극악한 상실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찰스 댄스의 성숙된 시선을 바라보는 관람 포인트가 이 영화의 백미랍니다.
두 자매는 실연 그 너머에 있는, 인간이 감히 다다를 수 없는 고통과 사랑의 엑기스가 포집된
공간의 경지까지 올라가죠.
그건 포기와는 절대 다른 거에요.
내가 보기에는 하나님의 성품에 가장 유사한 어머니의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이 영화는 참 위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몇 해 전, 뉴욕 지하철에서 벙거지 모자를 쓰고 출퇴근길의 사람들 앞에서 초라하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한 남자에 대한 해외토픽이 난 적이 있죠.
사람들은 뒤늦게 비로소 그 남자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임을 알고는
땅을 치며 통곡했다고 합니다.
그 조슈아 벨이 이 영화의 OST를 맡아서 모두 11곡을 연주해줍니다.
바흐의 퓨가와, 타이스의 명상곡이 나올 때
넑을 읽고 쳐다보던 두 할머니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벨은 안드레이아 역을 연기한 다니엘 뷸에게 직접 바이올린을 사사하면서 애정을 보였는데
그 결과 관객들은 라벤더가 출렁이는 근사한 앨버트 홀에 앉아서
조슈아 벨의 연주에 깊이 빠질 수 있는 시간을 선물 받을 수 있답니다.
<라벤더의 연인들>은 보고 나면 꼭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데리고 와서
리퀘스트 하는 영화로 유명하답니다.
우리의 정신은 육체의 노쇠함을 따라잡을 수 없어요.
정신은 여전히 황혼이 내리는 콘윌의 바닷가를 거니는데
육체는 이미 황혼 너머 안식의 침대 위에 누우려고 하네요.
그래서 <라벤더의 여인들>은 보고나면 한 몇 주 간은 영화가 주는 상념에서
이래저래 뒤척이게 되는 마법 같은 영화입니다.
[DRFA,JONATHAN]

김미선(5G/D)
토마토투어 여행그리기(18/D-->14(12plt3.0)/R42(ret6+15F)
김석원(3/D)
신명옥(8/7H+1C+1J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