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10-06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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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룽긴,Pavel Lungin 감독
Pyotr Mamonov .... Lyosha
Pyotr Zajchenko .... Shlykov
Vladimir Kashpur .... Old Nechiporenko
Natalya Kolyakanova .... Christina
4:3 full screen/color/2.0 돌비 디지틀/100분
"1991' Golden Globes, USA 최우수외국어 영화상 후보
1990' Cannes Film Festival 황금종려상 후보,감독상 수상
1991' Nika Awards 촬영상 수상"
언어/호주
자막/한국
번역/DRFA,홍영혜
"DRFA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만들어낸 파벨 룽긴의 문제의 그 데뷔작!"
파벨 룽긴은 DRFA에서 트리플 흥행을 만들어낸 몇 안되는 감독입니다.
그만큼 우리 대한민국의 영화 관객이 예술영화에 목말라 있고
세계 그 어느 영화 매니아 중에서도 사색적인 관객이란 걸 반증해준 좋은 예이죠.
<지휘자> 한 편으로 DRFA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파벨 룽긴은
과연 어떤 처녀작으로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일까요?
그의 데뷔작 <택시 블루스>는 그 해 칸느에서 최고의 신인 감독에게 주는 황금촬영상을 받게 되죠.
그가 후기로 갈수록 보여주던 인생에 대한 진지한 철학성이나 사색 같은 건
이 당시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대신 파벨은 무언가에 단단히 화가 나 있죠.
그런 영화 있잖아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갓 건져올린 펄떡이는 활어 같은 영화...
이 영화가 딱 그런 느낌이죠.
물론 파벨이 화가 난 것은 소비에트 연방의 어설픈 공산주의 체제에 대해서이죠.
자본주의를 경멸하는 막시즘을 선봉하는 주제에 자본주의가 하는 건 다 따라하고 싶고
그리고 가진 보수층일수록 더욱 더 물질에 탐닉되어 있는 그 희한한 전체주의의 모순성에 대해서
파벨은 마구잡이로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모스크바에서 택시를 몰며 돈이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택시기사 이반은
어느 날 고객으로 색소폰 연주자인 로샤를 태우게 됩니다.
하지만 로샤는 택시비가 없었고 로샤는 한술 더 떠
자신을 태워서 밤업소를 돌며 자신은 색소폰을 불고 자신은 로드 매니저를 해주면
짭짤한 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반을 꼬드깁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상하고 희한한 엔터테이너 사업...
하지만 이 사업이 진행될수록 이반은 로샤에게는 결코 음악가로서는 성공할 기질이
1도 없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이반은 역으로 자신의 불법 사업에 로샤를 잔시부름을 하는 꼬봉으로 사용하려고 하죠.
이제 예술가와 노동자 사이에 극렬한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최종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놀랍게도 어느 날 이반에게 더이상은 못견디겠다며 뛰쳐나간 로샤가
모스크바 도심 정가운데 거대한 전광판에 등장합니다.
로샤는 당대 최고의 색소폰주자로 성공한 것이죠.
모스크바에 순회공연을 온 미국 최고의 악단이 로샤를 알아보고 캐스팅 한 것이죠.
택시를 몰다 문득 택시에서 내려 로셔의 연주 장면을 보는 이반의 얼굴에는
오만가지의 표정이 교차합니다.
역시 파벨 룽긴이네요.
90년대에 들어 경제적으로, 이념적으로 혼탁해지고 어수선해지는 러시아를 어쩌면
이렇게 명쾌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요?
지금은 우크라이나아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의 민초의 가슴 저 밑바닥에
어떤 사상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가장 예언자적으로 그려낸
파벨 룽겐에게 박수를 보내는 영화입니다.
(파벨 룽긴,Pavel Lungin,1949~)
1949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파벨 룽긴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언어학 학사입니다.
1971 년 모스크바 주립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했죠.
그의 나이 마흔에 만든 '택시 블루스, Taxi Blues'는 그에게 첫 영화로
칸느 영화제 감독상을 받게 해줍니다.
이 영화 역시 뒷골목에서 말단 인생을 살던 두 남자가 우연히 해후해서 친구가 되어 가지만
두 친구의 인생은 색소폰을 통해 완전히 역전되어 갑니다.
자본주의를 경멸하던 모스크바가 얼마나 성공 앞에서 이율배반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
신랄하게 비판한 그의 데뷔작이었죠.
그는 데뷔작의 성공 이후 줄곧 프랑스에 머물며 <루나 파크>를 만들지만 데뷔작 만큼의 주목은 끌지 못하죠.
그를 영화의 수사, 혹은 영화의 구도자로 자리매김해준 영화는
2006년에 발표한 <섬,Ostrov>입니다.
이 영화는 제 63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평단을 뒤흔들어 놓았죠.
과거의 추악한 비밀을 가진 주인공이 어느 섬에 정착해서
목자의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끊임없이 과거가 남자의 발목을 잡는 이 영화를 통해
어느새 권력에 물들어가는 러시아 정교회를 날카롭게 비판한 영화죠.
러시아 정교회의 명망 있는 지도자 알렉시스 2세로부터 '러시아 영화의 부활'이라는 칭찬을 받아내기도 합니다.
<지휘자>는 용서해야 할 때 용서하지 못한 어느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지 못했을 때의 일어나는 세상의 혼동에 관한 집요한 관찰을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그레고리안 성가에 빗대어 만들어낸 일종의 철학서입니다.
놓치지 마세요.
마음 한 가운데 어떤 정점을 찍으며 이내 흐트러지는 물결의 잔상처럼
당신에게 수많은 인생의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될 거니까요...
[DRFA,JONATHAN]
택시 블루스, 예약합니다.

PRQ(3)
이츠카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