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페레리,Marco Ferreri 감독

Ben Gazzara...Charles Serking
Ornella Muti...Cass
Susan Tyrrell...Vera
Tanya Lopert...Vicky
Roy Brocksmith...Barman

4:3 full screen/color/2.1 모노/101분
"1982' David di Donatello Awards 감독상,각본상,편집상,촬영상 수상
1982' Golden Goblets, Italy 감독상
1982' Italian National Syndicate of Film Journalists 감독상,촬영상
1981' San Sebastiá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심사위원대상
1983' SESC Film Festival, Brazil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언어/프랑스+이탈리아
자막/한국
번역/DRFA,현주




"한없이 사유하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시적 탐미주의 영상의 극치!"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죠.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그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박인환은 이토록 절절한 보헤미안 랩소디를 남겨놓고,

몇 주 후 세상을 떠났죠.

여느 시인의 최후 처럼 알콜에 쩔어,

명동의 어두운 골목길에서 그는 천재적인 음유의 삶을 마감했었죠.

유럽이 낳은 천부적인 영화 작가, 마르코 페레리가 그려내는

"어느 시인의 사랑"에 등장하는 "찰스 서킹" 또한 박인환 못지 않은

아쓸한 창작의 벼랑에서 곡예를 하는 삶을 사는 예술가입니다.

역사상 이보다 더 처연하고 솔직하고 깊이 있게

예술가의 정신을 들여다본 영화가 있을까요?

레오나드 코헨의 콘써트에 가보면 코헨은 노래보다는

읊조리듯이 객석에게 뱉어내는 음유시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영화의 시작은 찰스 서킹이 한 콘써트에서 자신의 시를 뱉어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코헨처럼요,,,







그렇게 떠돌이 시인은 출연료 몇 푼이 생기면 바로 여자와 술을 삽니다.

술에 취한 찰스 서킹은 자신의 내부에서 폭발하는 아찔한 시어들과 극렬한 전투를 벌입니다.

한 마디로 예술가가 평생을 타야 하는 외줄의 아슬함을 이보다 더 멋진 영상으로 잡아낼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마르코 페레리는 역시 괴작의 감독이자 나만의 명감독입니다.

그러다 찰스 서킹은 캐스라는 여자를 만납니다.

캐스는 자신의 육신에 극심한 자해를 가해야만 살아 있음을 느끼는 자살 충동자이기도 하죠,






토니 레인즈 Vs 김기덕

토니 레인즈가 2004년 11월 필름 코멘트 지에 마침내 김기덕의 표절론에 대해 정면으로 펜을 들기 시작했다.  문제의 발단은 김기덕의 <빈 집>이었고 이는 차이밍량의 <애정만세>를 표절했다고 기고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어서 필름 코멘트으 객원 편집자 척 스티븐슨은 빈 집과 애정만세의 부분 부분을 비교 분석하며 토니 레인즈의 편을 들었고, 평소 김기덕의 팬이었던 아시아 영화 블로그 운영자들은 토니 레인즈의 편협함에 대해 질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기덕은 여전히 전진했고 마침내 <피에타>로 세계의 정상에 우똑 섰다. 김기덕의 행보는 루이스 브뉘엘처럼 타국에서의 천재로 남게될 것인지는 지켜보아야 한다.[DRFA]




캐스와의 극단적인 섹스를 통해,

찰스는 바로 자신의 영혼이 갈구하는 사랑은 캐스 같은 상처 입은 영혼임을 깨닫습니다.

두 소울 메이트가 만나 우주의 합일을 이루고는 죽음으로 종말을 고하는 영화는

폴 버호벤의 작품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버호벤의 <터키식 사탕>과 많이 닮아 있기도 합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구원자가 다가갈수록 피구원자는 점점 더 죽음을 향해 질주하죠.

그리고 결국 구원받는 사람은 구원자 자신입니다.

마침내 찰스의 시가 뉴욕 평단에 알려지고,

찰스가 뉴욕으로 떠나는 날,

캐스는 떠나는 남자 앞에 선물을 줍니다.

그것은 자신의 자궁에 낚시바늘을 넣어서...

찰스 외에 그 어떤 육체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죠.

과연 김기덕은 <섬>을 만들기 전에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의문을  갖게 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성공한 찰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캐스는 싸느란히 죽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대가의 문법답게,

절제된 롱 테이크와, 지루하지 않은 철학적 사고로 시종 일관,

영상이 문학을 넘어서는 어떤 지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젊잖은 이미지를 파괴하고 시상의 정점을 통과하는 시인을 연기하는

벤 가자라 아저씨의 열연이 두고 두고 잊을 수 없는 영화죠.

그동안 소문으로만 회자되던 마르코 페레리의 <시인 이야기>가

이 가을 무삭제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진정 멋진 영화입니다.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