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화가 오스카 도밍게스의 100주년 회고전으로 마지막 작품인 “운명의 색상”을 찾는 영화이다.

무대는 파리, 마드리드, 대서양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 섬이며, 시대는 20세기 중반의 초현실주의 태동과 더불어 제2차 세계대전의 혼란 속에 엄청난 시련의 세월과, 아나의 현실인 20세기 말이 겹친다.

아나의 할아버지 마뉴엘은 정신병원 입원 중 오스카를 만나 이 작품을 선물로 받는데, 행방이 묘연하여 테네리페 섬 박물관에서 전시하려 하지만 찾지 못한다.

도밍게스의 과거 작품활동, 여성편력과 초현실주의적 인생, 그리고 그의 걸작 "운명의 색상"을 찾으려는 아나의 고질병, 남자친구 로만, 레즈비언 여자친구 에바와의 관계라는 비정한 삶을 동시 병행적으로 표현하는 영화로서  구성이 매우 특이한 멋진 예술영화이다. 

이런 과정에서 초현실주의자들의 선정성, 레즈비언들의 실태, 마약 등으로 혼란은 더욱 심해진다. 초현실주의자들에겐 기존의 결혼관은 그저 거추장스러울 뿐, 제멋대로 살아가면서도 예술의 세계는 매우 특이한 상황을 제시한다. 천재 화가의 예술성과 현실 생활의 괴퍅스러운 기행도 두드러진다.

좌충우돌하는 플롯의 대혼란과 비정함 속에서도, 아프리카 서안 대서양 멀리 카나리아 제도의 절경은 정신적으로 잔잔한 안정을 대비시키려는 듯 눈을 즐겁게 한다. 여행 버킷리스트에 카나리아 제도를 추가하고 싶다.

아나는 병고와 실의에 찬  마지막 순간 걸작을 찾으며 자살하며, 도밍게스도 자살인지 실족사인지 애매하게 그 죽음을 대비시킨다.

"텅빈 삶일수록 그 인생의 무게는 더욱 무겁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