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아이들이 아니라 발견된 존재들입니다."

 

감동실화 영화 <수단의 아이들> 리뷰

 

내전 탈출한 수단 아이들의 미국 정착기이며  난민 출신 아역들과 리즈 위더스푼 환상 호흡이 정말 멋졌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 아프리카 속담이 뭉클하게 한다.

 

1983년부터 22년간 계속된 수단 정부군과 남부 반군 수단인민해방군(SPLA)의 내전으로 250만 명이 죽고

4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아이들 1만8000명은 세계 각지를 떠도는 미아가 됐다.

반군에게 총알받이로 잡히거나 아랍계 군인의 횡포를 피해 국경을 넘은 아이들을 '잃어버린 아이들'이라고 한다.

 

영화 '수단의 아이들'(원제: The Good Lie)는 수단의 '잃어버린 아이들'의 얘기를 다뤘다.

 

1987년 수단,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마메르는 형 테오, 여동생 아비탈, 친구 예레미아 등과 함께

반군을 피해 안전한 곳을 찾아 걷고 또 걷는다. 

 

물 대신 소변을 마시고 동물이 뜯고 남은 짐승의 사체를 먹기도 한다.

그러다 반군에게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테오가 기지를 발휘해 자신만 혼자 붙잡혀간다.

 

서로 의지하며 수백㎞를 걸은 아이들은 마침내 케냐의 난민 캠프에 도착한다. 

 

그로부터

13년 뒤, 난민촌에서 벗어나 미국에 정착할 기회를 얻은 네 사람.

 

하지만 미국에 도착하자마다 여동생 아비탈과 헤어져야 했다.

 

슬픔에 잠긴 세 사람 앞에 직업 상담사 캐리(리즈 위더스푼)가 나타나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낯선 미국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기내식으로 나온 버터를 통째로 먹고 맥도날드가 뭔지도 몰랐던 이들이

직업소개사 캐리)를 만나면서 미국 생활이 본격 시작된다.

 

목장의 소 떼와 밤하늘의 별을 보며 고향의 추억을 떠올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애틋하다.

 

그러면서도 목장이 딸린 집을 소유한 미국인에게 "아버지가 추장이었습니까?"라고 묻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난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한 테오의 용기 있는 선택도 그렇고,

마메르가 케냐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동생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이들은 캐리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아비탈을 다시 만나게 되고,

 

마메르는 케냐로 테오를 찾아 나선다.

 

형 테오의 희생으로 살아난 마메르는 테오의 미국으로의 망명이 여의치 않자,

그는 난민촌에서 의료봉사를 희망하며 자기 대신 형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게 하며 영화가 끝이 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실제로 '잃어버린 아이들'이다. 

 

마메르를 연기한 아널드 오셍, 예레미아 역을 맡은 게르 두아니는 어린 시절 소년병이 될 것을 강요받고

잔인한 대우를 받기도 했다. 

 

극 중 케냐의 난민촌을 향해 길을 떠나는 수많은 아이들 역시 수단 난민 출신의 부모를 둔 자녀들이다.

이들과 소통하는 할리우드 배우 리즈 위더스푼의 연기가 정말 빛난다.

 

일자리를 구해준 캐리에게 고맙다며 오렌지를 사 들고 찾아가는 마메르의 따뜻한 마음에

까칠했던 캐리가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처럼 '잃어버린 아이들'의 처절하면서도 해맑은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조금씩 두드리며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다. 

 

"사람들은 우릴 수단의 ‘잃어버린 아이들’이라 하지만

 

우린 잃어버린 존재가 아니라 발견된 존재들입니다" 라고 영화말미에 예레미아는 말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주는 감동은 픽션의 것과는 무게감이 달랐다.

 

​가슴 먹먹해지다가

 

울컥 눈물이 났다가

 

​수단에서 헌신적인 의료와 교육에 힘썼던 이태석 신부님이 생각났다.

 

​나 아닌 누군가를 돕고 섬기는 것, 

 

내 목숨 대신 다른 사람을 살리는 것은 적당한 의지나 책임감, 사랑 가지고는 안될 일이다.

 

​자기 잘못이라고 자기가 형을 죽였다고 자책하는 마메르에게

 

그날 태오의 선택은 태오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네 잘못이 아니고 네가 그 선택을 대신할 수 없는 거라고 얘기해 주는 어른이 있어 다행이고,

 

​캐리처럼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을 한 사람이 곁에 있어 다행이었다.

 

​1983년~2005년 수단 내전 중 반군에게 총알받이로 잡히거나 어렵게 군인들의 횡포를 피해

국경을 넘은 아이들을 '잃어버린 아이들'이라 칭한다.

 

21세기 최대의 인도주의적 재앙이자 비극이다.

 

'​수단의 아이들'은 실제 '잃어버린 아이들'을 캐스팅해 그들이 겪었던 험난한 여정과 도전, 희망과 용기를 그렸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수단인들은 실제 난민을 경험하거나 그 과정을 겪은 부모를 둔 아이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전개된 기적에 가까운 스토리는 실화에 기반을 두었다 하니 감히 더는 언급을 못하겠다.

 

​​2000년 수천명의 잃어버린 아이들이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미국의 시민이 되었다.

 

​'수단의 아이들'은

감동적인 서사를 지닌 영화이자 잊혀지지 않을 다큐멘터리이다..

 

짧은 보잘것 없는 글로는 표현이 불가하다. 영화를 꼭 봐야 한다.

필견의 영화이다

 

'수단의 아이들'은 다빈치 코드' 등을 연출한 론 하워드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