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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페르,Lykke-Per,2010
by 유감독 posted Jun 12, 2022

"상영시간 2시간 30분! 노벨상에 빛나는 덴마크의 문학의 거장 헨리크 폰토피단을 만나다!"

Henrik Pontoppidan (1857–1943)
대표작 <행복한 페르,Lykke-Per>로 19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덴마크 문학의 거장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덴마크의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면서
가난한 농민을 비롯하여 도회지의 인텔리 또는 유력한 정치가에 이르기까지
등장인물이 광범위합니다.
동시에 허위나 권력의 남용에 대해서 항상 비판적입니다.
1857년 7월 24일 프레데리시아에서 출생하였습니다.
유틀란트의 목사의 아들로 출생하여 처음에는 공학(工學)을 공부했지만
전공을 바꾸어 문학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그가 노벨상을 받은 <행복한 페르,Lykke-Per>는
그가 1898년에 집필을 시작해서 무려 1904년까지 이어졌으며
총 8권으로 출판한 소설입니다.
현재까지 덴마크의 필독 소설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죠.
자신이 물러 받은 유산과 사회적 배경, 종교, 이 모든 것들로부터
완전히 탈피하기 위해서는 공학도가 되어 세상을 떠돌아 다녀야 한다고 믿는
페르 시데니우스(Per Sidenius)라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토마스 만(Thomas Mann)과 게오르크 루카치(Georg Lukács),
에른스트 블로흐(Ernst Bloch)와 같은 독일의 문호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특히 토마스 만은 이 소설을 "현대주의적 전환의 심오한 사회적.심리학적.형이상학적 해부"라며 극찬했죠.
20세기에만 모두 11개의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결국은 헨리크 폰토피단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건
인간이 한 세상을 살다가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직업>과 관계되어 있으며
자신이 진정 몰아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직업과 함께 걸어가는 삶이야 말로
행복의 근원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죠.
주인공 페르 시데니우스는 덴마크 서부의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장래 희망이 엔지니어입니다.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개발하고 싶은 공학도인 것이죠.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절대적으로 아들이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페르는 아버지와 끝도 없는 논쟁을 하다 결국은 신앙을 포기하고
폴리테크니컬 대학교에서 공학을 공부하고 더 나은 공학도가 되기 위해
코펜하겐으로 여행을 하기로 합니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을 결국 호적에서 파내어 버리죠.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아직 번역되지 못했습니다)
코펜하겐에 도착한 페르는 자연 과학과 기술의 대선배들을 만나 토론하면서
부유한 유대인들과 글로벌한 지식인들과도 교류합니다.
페르는 은행가인 Philip Salomon의 친구가 되면서
그의 두 딸 Jakobe와 Nanny를 만나게 되죠.
페르는 낸시와 육체적 관계를 갖게 되면서
자신이 진실로 사랑하는 것은 언니 야코브임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은 두 여자를 모두 잃은 페르는
그의 고향인 Jutland로 돌아와 운하와 항구 시스템 건설을 계획합니다.
그리고 그는 정치 및 학계의 도움을 얻는 일에 착수합니다.
학계는 페르의 이 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단정하지만
페르는 은행계의 대부호 Salomon 가문에게 호소를 해
재정적 지원을 받아내죠.
하지만 이후 전국의 보수 단체는 끊임없이 조직적으로 페르를 공격하고
결국은 페르의 이 장대한 꿈은 좌절됩니다.
이에 실망한 페르는 자신이 잊었던 하나님께서 잠시 동안 매달리다가
이때 잉게르 목사의 딸과 결혼해서
세 명의 자녀를 낳죠.

자식들을 키우면서 페르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던
똑 같은 교육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이에 페르는 가족을 데리고 유틀란트 서부로 이사를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공직자가 되어 혹독한 말년에 접어듭니다.
이후 그의 말년의 삶은 끊임없는 명상입니다.
내가 그때 은행가의 두 딸 Jakobe와 Nanny를 조금만 더 신중하게 대했더라면
나의 인생은 좀 더 미완에서 성숙된 단계로 나아가지 않았을까?
페르는 더 늦기 전에 큰 딸 야코브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그녀가 하고 있는 자선사업 단체에 자신의 전재산을 기부합니다,
소설의 말미에 페르가 하는 혼잣말은 현재까지 역대 가장 위대한
문학 속 격언으로 회자 되고 있죠.
"나에게 찾아온 모든 행운에도 불구하고 내가 행복하지 않았을 때,
그것은 내가 행복이란 단어의 일반적인 수준에서
행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너무 멋진 말 아닌가요?
우리는 흔히 <행복>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살면서
얼마나 많이 페르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지요.
나는 <행복>을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설계하고 노력했는가?
나는 내게 다가온 소중한 인연을 행복과 무관하다 여기며
얼마나 등한시 했던가...
네, 결국은 노벨 문학상은 아무나 받는 것도 아니고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도 아니군요.
8권의 책 분량을 2시간 30분에 녹여낸
내가 존경하는 어거스트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며...
김교수님과 허작가가 무려 6개월에 걸쳐 번역에 공들인 작품입니다.
최대한 헨리크 폰토피단의 원뜻에 가장 접근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긴 러닝 타임 때문에 딱 한 번만 상영합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DRFA,JONATHAN]
Who's 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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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출발할 수 없었다. 바닷가를 걸으며 마음 깊이 스며든 감동을 풀어내 보려하지만 그저 먹먹할 뿐이다.
DRFA에서 본 영화 중 가장 깊고 독특한 감동을 준 영화였다.
화려한 장치 없이, 극적인 줄거리 없이 2시간 30분에 이르는 긴 시간을 한 인간의 내면의 상처를 세세하게 그 바닥까지 헤쳐낸 수작이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덴마크 유타Jutland의 싱그럽고 청정한 초원과 드넓은 푸른 바다는 ‘행운’과 ‘나락’을 오가는 주인공 페르의 짧은 인생을 격자처럼 둘러싸고 있다.
‘행운은 마치 그것이 야생동물인것처럼 나꿔채야만 하며,’ 그것이 행복에의 길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진 재능있는 젊은이 페르가 야심찬 인생 설계에 실패하여 결국엔 현실에서 밀려나버리지만 끝에서는 마음의 지옥에서 벗어나 영혼이 치유된다.
하지만 이 치유는 그 자신의 인생 전체를 대가로 한 것이며 암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때에야 이뤄진다.
나 개인적으로 페르의 이야기는 영혼이 아픈 한 젊은이가 격랑의 순례길의 끝에서 구원을 얻는 순교자의 이야기와도 같다.
현재 우리 주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길을 걷고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며, 여린 마음의 재능있는 페르의 고투에 깊은 공감과 연민을 금할 수 없다.
머리가 뛰어나고 감수성이 예민한 페르는 목사인 아버지의 경직된 종교와 엄한 교육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한치의 미련도 없이 고향을 떠나 코펜하겐으로 가서 전문기술대학을 들어간다.
‘행운은 마치 그것이 야생동물인것처럼 나꿔채야만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진 이 재능있는 젊은이는 코펜하겐에서 유대인 커뮤니티에 속하게 되고 거기서 부유한 상속녀 야코베 살로몬을 만난다.
덴마크의 자연환경을 새로 설계하여 세계에서의 그 소수자 위치를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거대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몰두하며, 그의 프로젝트는 학계와 사업세계에서 크게 인정받고 야코베와도 약혼한다.
승승장구하던 그의 인생은 그러나 관료세계의 벽에 저항함으로써 좌절되고 무일푼의 실패자로 전락한다.
고향으로 돌아와 평범하고 따뜻한 목사의 딸과 결혼해 아이들을 낳고 살지만 부모집, 코펜하겐 사회와 부유한 약혼녀 집 등 그가 속했던 어떤 세계에서도 그를 따라다닌 소외는 극복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심해지고 끝내 쇠약해져 암에 걸려 죽음을 기다린다.
죽음을 댓가로만 그는 세계와의 화해에 이른다.
창 밖으로 지켜보다가 끝내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여하고, 또 절대 인정할 수 없었던 아버지와의 화해로 아버지 묘의 비석에 계속 받기를 거부했던 아버지의 시계를 걸어주는 페르는 끝내 너무도 허약해진 모습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평생 그를 괴롭혀온 모든 것과, 무엇보다도 자신과 화해한다.
페르로 하여금 가족을 비롯한 주변 인간들과의 관계에서 실패하여 소외되고, 세속적 현실에서의 부당함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그의 단호함으로 인해 현실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소외되게 하는 것은 그에게 평생의 상처를 준 고향집이다.
그럼에도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고 거기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고향인 시골에 묻혀살면서 생계에 도움이 되지 못하며, 계속 여위어가는 페르에게 선량한 목사인 장인은 “자신을 구속하는 건 바로 자신이라네.“ 라고 얘기한다.
그의 평생을 괴롭혀온 고향의 어린시절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이 다른 곳이 아닌 하필이면 고향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인간은 자신의 운명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는 우울한 순환논리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자신을 구속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라면 자신을 해방하는 것도 바로 자신이듯이, 아버지의 좁고 어두운 집, 그리고 싱그러운 드넓은 초원과 끝없이 펼쳐지는 푸르른 바다, 이 둘도 역시 고향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공존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향 유틀란트는 그 자체 안에 상처와 치유, 적대와 화해, 갈등과 평화를 동시에 품고있는 페르 내면의 세계에 대한 확장된 외연으로 해석하게 된다.
그럼에도 고향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페르의 마지막 모습은 화해와 평화의 암시임에도 그 대가가 너무 크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기에 가슴아린 비극적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는 원작과 차이가 있을 것이니 664페이지나 되는 영역본을 읽기 어려운 나로서는 페르의 영혼의 격랑에 대한 표현이 너무도 궁금하다.
이 영화는 다시 상영되어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한다. 나도 꼭 다시 보고 싶다.
뜻하지 않게 긴 리뷰를 쓰게 됐다.[DRFA관객,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