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맨골드,James Mangold 감독
Pruitt Taylor Vince as Victor Modino
Liv Tyler as Callie
Shelley Winters as Dolly Modino
Debbie Harry as Delores(as Deborah Harry)
16:9 wide screen/color/5.1 돌비 디지틀/105분
"1995' Cannes Film Festival 황금종려상 후보
1995' Gijó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그랑프리,각본상
1995' Sundance Film Festival 심사위원대상"
언어/미국
자막/한국
번역/DRFA,에뒤뜨
"아, 이 영화 너무 좋군요!"
뉴욕 북부 시골 하이랜드의 작은 피자 가게가 배경이에요.
제가 쓴 시나리오 <두 여자 이야기>처럼
이 피자 가게는 애증의 관계로 점철된 본부인과 그녀의 첩,
이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죠.
두 여자는 틈만 나면 서로를 헐뜯고 서로를 잡아먹을 듯 하지만
결국 서로를 떠나지 못하고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돌고 또 돌고 있는 중이죠.
그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사는 건 오늘의 주인공 빅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빅터는 이 가게의 본부인의 아들로 평생을 뚱뚱한 외모 때문에
엄마의 노예처럼 살아갑니다.
정말이지 영화 내내 그는 일만 합니다.
쓰레기를 비우고, 테이블을 닦고 그리고 묵묵히 피자를 구워내죠.
그의 피자를 먹기 위해 이웃 동네에서까지 모여 듭니다.
가게가 분답해지자 여사장은 직원 하나를 고용하는데
릴리 타일러가 연기하는 칼리가 지원합니다.
릴리 타일러, 정말 이때 눈이 부셨군요.
그녀의 아버지가 부르던 <드림 온>을 들으며 잠이 들던 나의 고삐리 시절이
조용히 떠올랐습니다.
영화는 이때부터 빅터의 조용한 짝사랑의 열병을 그려나가는데
정말이지 같은 사랑의 루저로서 공감이 절로 되더군요.
칼리에게는 멋진 기타치는 남자 애인이 있어
두 사람은 칼리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툭하면 식당 앞에서
혀가 왔다 갔다 하는 키스를 해대며
빅터의 염장에 불을 지릅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빅터는 살빼는 약에도 도전해 보지만
자신의 체중 조절은 진시황의 만리장성보다 더 견고해서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딱 한 번 칼리 앞에 고백이라도 해보겠다며
빅터는 이를 악물고 다이어트 약을 복용합니다.
하지만 그토록 의지하던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자
빅터의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자신의 곁을 떠나가자
빅터는 그때부터 다이어트 약도 포기하고 그 반대로
거식증으로 돌변합니다.
마구 먹고 또 먹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무도 몰래 완전 은밀하게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른 빅터는
이제 켈리와 돌로레스(아빠의 둘째부인) 모두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립니다.
과연 우리의 뚱보 빅터는 이 인생의 가장 힘겨운 지점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요?
허드슨 강변에서 실제로 어머니와 함께 피자 가게를 운영하던
자신의 뚱보 친구 이야기를 극본으로 써서
이 영화로 마침내 감독으로 데뷔하는 James Mangold의 훗날 인터뷰에 의하면
엄마로 출연한 셀리 윈터스가 빅터 역의 Pruitt Taylor Vince의 캐스팅을 엄청 반대했다고 하네요.
어떻게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에 주인공으로 완전 새파란 신인을 쓸 수 있느냐는 것이었죠.
결국 영화 촬영 초반에 샐리 윈터스와 프룻 테일러는 종종 싸웠다고 합니다.
보다 못한 맨골드 감독이 샐리 윈터스를 따로 만나
프룻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당신을 교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샐리는 프룻과 스탭들 보는 앞에서 화해를 했다고 합니다.
샐리는 화해 하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스탠리 큐브릭부터 진 헥크만까지 한때 다 나에게 구박을 당한 이들이다.
내게 구박을 당하면 그 사람은 꼭 나중에 스타가 되더라"
정말이지 이 영화는 프룻 테일러가 다 살렸다고 보면 됩니다.
다운증후군을 닮은 그의 외모에서 뿜어나오는 긴장감과 애처로움은
보는 관객 모두를 안타깝게 합니다.
이 영화에는 아마데우스의 밀로스 포먼의 초기 영화 <검은 양, 피터>의 연출 기법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컬럼비아 영화과 교수였던 밀로스 포먼을 너무나 존경해서
맨골드는 나중에 자신이 영화를 만들면 기존 헐리우드 문법을 완전히 뒤흔드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
밀로스 교수님께 헌정하겠다고 했는데
이 영화는 딱 그런 영화입니다.
기존의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생소한 영화로 다가올 것입니다.
공개된 영화는 까다롭기 짝이 없는 선댄스에서 그랑프리를 받아낸 후
쉽게 뉴욕 극장에 풀 수 있었습니다.
로저 에버트는 별 4개 중 3.5개를 주면서
"당신은 슬픈 눈을 가진 웨이트리스와 술 취한 사람들,
그리고 이상하게 생긴 주방장이 피자 요리를 하고 있고
커피를 리필 시키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진짜 공포이다.
왜냐하면 이런 시골에는 사람들 사이에
그 어떤 비밀도 없기 때문이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안팎으로,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수년간 다른 모든 사람들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평했죠.
보스턴 글로브의 제이 카는 이 영화를
"세상을 똑바로 명시하고 캐릭터에 대한 확실한 본능으로 채워주는 작은 보석 같은 영화"
라고 칭찬했습니다.
뉴욕 데일리의 제이미 버나드는 이 영화를
"여름의 흥청망청한 영화들 사이에서 만나는 반가운 휴식"
이라고 했는데 조나단 유와 똑 같은 생각입니다.
The Age의 바바라 크리드(Barbara Creed)는 이 영화를
"섬세하고 주목할 만한 데뷔작"
이라고 언급했고, 이 영화의 요소들을 Carson McCullers의 소설
"슬픈 카페의 발라드,The Ballad of the Sad Cafe"에 견주었습니다.
꼭 만나보세요.
저에게는 정말 작은 보석처럼 반짝였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퀭하니 넓은 16대 9의 큰 대형 화면으로 보아야만 더욱 더
그 쓸쓸한 공기가 포착될 수 있어요.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