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위어,Peter Weir 감독
Richard Chamberlain ... David Burton
Olivia Hamnett ... Annie Burton
David Gulpilil ... Chris Lee (as Gulpilil)
Frederick Parslow ... Rev. Burton
4:3 full screen/color/2.0 돌비 디지틀/106분
"6회 테헤란 국제 영화제 황금염소상(Grand Prix of Golden Ibex Statue) 수상,
1977' 파리 페스티발 특별상
1978' 아보리아즈 페스티발 특별상 수상
스티븐 슈나이더 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포함"
언어/Australia
자막/한국
번역/DRFA,조한우
"매력적인 영지주의 영화!"
우리는 왜 나홍진의 <곡성> 같은 영화에 매료될까요?
그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표피 한 가닥을 벗겨내면
우리 주변에는 구천을 맴도는 수많은 영의 세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호기심 혹은 두려움 때문이겠죠.
저는 불꺼진 극장에서 혼자 <컨저링> 같은 영화를 보면서
저런 영화에 IMDB 7.5를 헌사하는 현대인들이
집단적으로 미쳐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성경 사도 바울에 의하면 지금 우리가 사는 이 21세기에는
미태복음 등 4복음서에 등장하는 귀신이나 악의 영들이
봉인된 시대라고 말하고 있죠.
그러니까 성령이 도래하고 활동하는 이 2000년의 시간 동안에는
근본적으로 <컨저링>의 귀신들이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출몰할 수 없도록
봉인되어 있다는 것이죠.
만약 이것이 틀렸다면 성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물론 이 봉인의 시간이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 이 지구라는 구체를 가득 덮고 있는 성령이라는 실존의 존재가 조만간
이 지구를 떠난다고 성경은 기록되고 있죠.
성령이 지구를 떠나면 이제 이 지구는
마침내 지하에서 올라온 온갖 정체불명의 귀신과 악의 영들로 지구는
글자 그대로 생지옥이 됩니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제 요한 계시록 강의를 읽어보시길요~)
(이 영화는 화면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 영화는 호주의 애덜레이드가 무대입니다.
애덜레이드는 1년 내내 문화 행사가 끊이질 않는 호주의 문화심장부 같은 곳이죠.
이 애덜레이드에 어느 날 한 원주민 출신의 흑인이 심장이 멈추는 사건이 일어나고
이곳의 검사 David Burton(리처드 체임벌린)은 수사에 착수합니다.
데이빗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 살인 사건이
원주민들 간의 주술에 의한 살인임을 알아내죠.
피해자에게 손 하나 대지 않고 흑마술로 그 사람의 심장을 찔러버리는 뭐 그런 거죠.
데이빗은 너무나 쉽게 범인들을 찾아내고
살해 당한 원주민은 애덜레이드 원주민의 어떤 비밀의 장소를 침입했다가
살해당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흑마술의 중심에 있는 찰리 라는 원주민 우두머리도 지목하게 됩니다.
너무도 쉽게 진행되는 사건 해결 가운데서
찰리는 데이빗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하죠.
"너도 우리와 같은 부류이구나, 너는 멀쿨렐이야!"
비로소 데이빗은 자신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을 깨닫죠.
이유는 데이빗은 어렸을 때 부터 미지의 영적 세계와 접촉이 가능한
영지주의자, 즉 호주 원주민들 사이에 전설로 내려오는 멀쿨룰이었던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곡성>을 볼 때,
곽도원이 연기한 종구가 데이빗처럼 영지주의자 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보기 때문에
영화가 무척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종구가 영화 중간 중간 마을을 지키는 수호자 무명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종구 역시 데이빗처럼 영지주의자였기 때문이죠.
결국 곡성의 가장 큰 트릭은 진짜 영지주의자는 황정민이 아니라
바로 곽도원이었던 것이죠.
암튼, 영화의 궁극적인 결말은 이러합니다.
데이빗은 애덜레이드의 시내 중심부가 원래는 호주 원주민들이 제사를 지내는
성지를 허물고 지은 터임을 알게 되죠.
이제는 소수로 살아남은 원주민들은 그 성지를 되찾기 위해
옛선조들의 힘을 빌어 애덜레이드 전역에 알 수 없는 기상이변을 일으킨다는 스토리입니다.
제가 이렇게 스포일러를 대대적으로 까밝히는 것은
이 영화에서 스포일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 영화는 <곡성> 처럼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전체적인 어떤 분위기가 중요한 영화입니다.
화면 하나 하나가 너무 아름답고 괴이하게 찍혀서
촬영 감독을 찾아보니 Russell Boyd가 찍었더군요.
그가 찍은 영화 중 가장 압도적이었던 건 역시 피터 위어와 작업한
<행잉록에서의 소풍>이었죠.
러셀 크로우의 'Master and Commander'로 아카데미 촬영상도 받았더군요.
영화의 제목 'The last wave'는
극중에서 <마지막 파도가 밀려올 때 종말이 오리라> 라는 데서 따온 겁니다.
피터 위어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이 영화에 배우로도 출연한
실제 애덜레이드 원주민 데이비드 굴필릴과 난지워라 아마굴라에게 많은 조언과 감수를 받았다고 하네요.
특히 난지워라 아마굴라는 실제로 애들레이드 원주민 부족의 치안 판사였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끊임없이 내리는 폭우 속 애들레이드 장면은
실제로는 시드니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몇 십 년 만에 장마가 시드니를 강타했다고 합니다.
피터 위어는 원래 호주 출신의 배우를 캐스팅 하려다가 혹시나 하고
당시 <이구아나의 밤>에 출연 중인 세계적인 배우 리처드 체임벌린을 촬영장으로 찾아가서 시나리오를 줬는데
그가 하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미국에서 아직 상영도 되지 않은 <행잉록에서의 소풍>을 어쩌다 보게 되었는데
그 영화에 완전히 매료 당했다고 하네요.
조나단 유 역시 평소에 리처드 체임벌린의 시나리오 고르는 안목에 늘 의아해 하곤 했는데
역시 공부하는 배우라는 이유가 있었네요.
(그에 비해 1년에 영화 한 편 안보고도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한국의 배우와 감독들은
얼마나 반성해야 하는지요?)
피터 위어 감독은 DVD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주인공이 만약 삶에 대해 매우 실용적인 접근법을 가진 동시에 영지주의자 이면
그에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동시에 당시 이 영화의 제작비를 구한 일화도 소개했는데
제작자 할 맥엘로이와 짐 맥엘로이가 피터 위어에게
<행잉 록의 피크닉> 수익 배분 전부와 피터 위어의 집을 담보하는 조건으로
선제작비를 내어 주었다고 합니다.
할 맥엘로이와 짐 맥엘로이는 영화의 선판매권을 유나이티드 아티스트(UA)에게 팔았는데
흥미롭게도, UA는 완성된 영화를 보고 미국에서는 개봉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피터 위어 감독의 네 살배기 딸 잉그리드 위어가 이 영화로 처음 스크린에 데뷔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끝으로 그녀는 연기를 그만 두고
대신 헐리우드 영화의 수많은 대작들의 의상 디자이너로 활약합니다.
이 영화는 스티븐 슈나이더가 편집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포함됩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사용된 데이빗의 집에서 유령을 봤다는 스탭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촬영장은 그야 말로 공포의 도가니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집, 정말 영화 속에서도 기묘하고 소름 끼치는 그 무엇을 보여줍니다.
으... 특히 2층 욕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정말 연출 잘했더군요.
영적인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