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Autumn leaves...

만추,Autumn leaves...

by 유감독 posted Aug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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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치 사이토,Kôichi Saitô 감독

Keiko Kishi        ...        Woman on parole
Yoshie Minami        Yoshie Minami        ...        Supervisor
Ken'ichi Hagiwara        Ken'ichi Hagiwara        ...        Burglar
Rentarô Mikuni        Rentarô Mikuni        ...        Detective

1:85:1 letter box Version/color/2.1 돌비 모노/88분
"1972' 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황금공상 후보
1973' Mainichi Film Concours 감독상,각본상,촬영상 수상"

언어/일본
자막/한국
번역감수/DRFA,채이윤




"가을이면 늘 생각나는 영화, 그 쓸쓸한 인생의 낙엽진 길 위로 떠나가버린 작가 김지헌을 추모하며"




(김지헌,1928~2015,시나리오 작가)




영화 <만추>의 시나리오를 쓴 김지헌은 원래는  화가 지망생이었다고 합니다.

고1때 그림 공부하러 일본에 가려고 했는데 돈이 없었답니다.

그때 잘 아는 형이 시나리오가 돈이 되니 시나리오를 써보라고 했다고 하네요.

그가 가장 먼저 읽은 시나리오 입문서는 기다까와 후유히꼬가 쓴<시나리오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에게>였습니다.

그 책의 서문에는 이런 말이 있죠.


'먼저 일류 영화 평론가가 되어야 일류 시나리오 작가가 될 수 있다"


김지헌은 그때부터 영화 평론을 하기 위해 닥치는대로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써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를 하게 되고 이때 서정주 시인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데뷔하게 됩니다.

그때가 스물 여섯살이었습니다.

그리고 스물여덟 살 되던 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그는 자신의 인생의 작품이라고도 했던

<젊은 표정>을 응모해서 마침내 당선이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김지헌의 대표작은 이만희 감독의 <만추>이죠.

그는 <만추>를 쓸 때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될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본래 순수한 인간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염된 세상에서 허우적거리느라 본래의 모습을 잃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며

우리는 현재 우리가 보는 타인의 모습이 그의 전부라고 믿어서는 안된다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남편을 살해한 죄목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여인은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7년 만에 외출을 나옵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뿐이죠.

그녀가 고향으로 내려가는 열차 안에는 늘 그녀 곁에 보호감찰사가 그림자처럼 따릅니다.

그리고 그 열차 안에는 역시 죄를 저지르고 하염없이 세상을 떠도는 남자가 같이 타고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고독과 절망의 시간을 관통하는 안타까운 눈빛이 교차하고

마침내 서로의 운명에 이끌리게 되죠.

김지헌의 시나리오 <만추>는 한정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극단으로 내어몰린 인물을 통해서

각 인물이 놓인 절대 고독을 어떤 식으로 그려내느냐에 따라

영화에 잡히는 울림이 결정되죠.

김지헌은 시사회에서 이만희 감독이 잡아낸  한국의 가을 풍광과 뒤섞인 쓸쓸함에 굉장히 감탄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살아생전 이만희 감독 다음으로 조나단 유와 가장 가까웠다고 수시로 고백했던

한국 영화에 있어 촬영의 미장센을 확립한 고 서정민 촬영감독이 잡아낸

가을 풍광은 너무도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그 분은 실제로 촬영장에서 수시로 <만추>이야기를 제게 들려주셨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이 영화는 볼 방법이 없습니다.

필름이 유실되고 없으니까요...

소문에 의하면 평소 영화광이었던 김정일의 필름 라이버러리에 이 영화가 있다고도 하네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일 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이 첫 선을 보인 이래

‘육체의 약속(1975)’, ‘김수용의 만추(1981)’, TV문학관 ‘만추(1986)’, 김태용의 만추(2011)’까지

참으로 많이 리메이크 되기도 했죠.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김지헌 작가는 자신의 원작과 가장 잘 리메이크된 영화로

일본의 코이치 사이토 감독이 리메이크란 1972년작 <약속>을 꼽았답니다.

코이치 사이토 감독은 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보고 너무나 감동을 받아

직접 한국으로 날아와 김지헌 작가를 시나리오 작가로 초빙해서

최대한 한 장면 한 장면을 이만희의 <만추>를 오마쥬 해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만희 감독의 <만추>가 궁금하면 코이치 사이토 감독의 <만추>를 감상하는 것도

허기짐을 해소하는 한 방편이 될 것 같습니다.



<만추>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창작자들이 이제는 세상에 머물지 않고 있네요.

하지만 그들이 남기고간 인생의 스산한 예찬은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사고의 벽을 허물고 확장시켜주고 있습니다.

반갑게도 코이치 사이토 감독의 <약속>이 블루레이로 출시되었습니다.

대형화면에서 만나볼 <만추>의 흔적을 확인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흥분이 밀려옵니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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