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라투아다,Alberto Lattuada 감독
Silvana Mangano ... Masha
Van Heflin ... Emelyan Pugachov
Viveca Lindfors ... Catherine II
Geoffrey Horne ... Piotr Grinov
2.35 : 1 screen/Color (Technicolor)/Mono (Westrex Recording System)/120분
언어/Italy+France+Yugoslavia
자막/한국
번역/drfa,세운상가 키드
감수/drfa,유감독
"실바나 망가노 對 예카테리나 대제, 그 불꽃 튀는 두 여자의 전쟁을 그린 대문호 푸스킨의 걸작"
이탈리아의 거장 알베르토 라투아다가 발표한 <템페스트>는
세익스피어의 템페스트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푸스킨의 <장교의 딸>을 스크린에 옮긴 대작인 동시에 걸작이죠.
먼저 이 영화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필수 관문이 있는데
그것은 러시아의 격동기적 시대를 이끌어간
러시아의 계몽 전제 여군주 예카테리나 황후에 대해서 조금은 알아야만 합니다.
프로이센의 가난한 귀족의 딸이었던 예카테리나(독일명 조피)는
어찌 어찌하여 표트르 3세와 결혼, 러시아의 황실에 진입합니다.
그녀는 황실에 들어오자 마자 러시아 정교로 종교를 바꾼 후
미친듯이 러시아어를 공부합니다.
남편 표토르가 황제의 자리에 앉자 예카테리나는
남편이 러시아의 적, 프로이센의 문화를 흠모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남편을 폐위시키고 자신이 황후의 자리에 앉게 됩니다.
그리고 1주일 후, 남편이 죽자 그녀는 평생 독신의 삶을 살아가죠.
말이 독신이지 그녀는 자신이 찍은 젊은 근위대병을 반드시 침실로 끌어들이고
다음 날이면 차가운 변방으로 쫓아버리는 독거미의 삶을
죽을 때까지 이어나간 여자입니다.
물론 그녀의 수청을 거절한 근위대병도 변방으로 쫓겨나는 것은 다반사였습니다.
영화는 이런 예카테리나 황후의 수청을 거절한 피오트르 대위가
러시아 최전방으로 쫓겨가면서
그곳에서 황후의 평생 대적자 푸카초프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파견된
한 장교의 진영에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장교의 딸은 마치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마 같은 마샤(실바나 망가노)라는 여인으로
숱한 군인들이 도전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여는데 실패하죠.
하지만 이런 야생마 같은 마샤도 피오트르 대위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두 사람은 푸카초프의 반란을 막아보려 애를 써지만
결국 국경은 푸카초프에게 넘어가고 마샤의 부모는 처참하게 몰살당하고 맙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결혼을 약속한 피오트르 마저
되려 푸카초프를 도와준 반역자도 몰려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마침내 마샤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천하의 황후, 예카테리나의 앞에
서기 위해 러시아 황실로 걸음을 옮깁니다.
예카테리나는 자신의 재위 기간 동안 터키를 격파하고
순식간에 흑해 북안 일대를 차지했으며,
프로이센·오스트리아와 손잡고 폴란드를 분할하면서
자신에게 조금만 대항하는 이들은 가차없이 처단하는 완벽한 철의 여인이었습니다.
이런 여대제를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이 영화의 승패가 달렸고
감독 알베르토 라투아다는 고전 <진홍의 여왕>에서
이 예카테리나를 연기한 마들리느 디트리히를 모델로 삼고
그녀를 능가하는 여배우를 찾아서 수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마침내 찾아낸 여배우가 바로 스웨덴의 명배우 비베카 린드폴스였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비베카 린드폴스가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관객들은 순식간에 시선을 빼앗기게 됩니다.
비베카 린드폴스 앞에서는 실바나 망가노 조차도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만큼
황후로 분신한 그녀가 내뿜는 카리스마는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영화의 엔딩, 약혼자를 구하기 위해 비베카 린드폴스 앞에서 서는
실바가 망가노의 연기가 이 영화의 백미이자 하일라이트이죠.
무슨 까닭인지 <템페스트>는 전 세계적인 흥행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복잡한 판권에 기인하여 현재 제대로 된 정식 DVD조차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복원되는 버전은 필름 구하기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번역에만 근 1년이 걸린 참으로 먼 여정 끝에 복원된 희귀작입니다.
매주 일요일 올림픽 대로를 타고 암사동에 사는
스페인어의 귀재 <세운상가 키드> 님 집으로 가서
1년에 걸쳐 일일히 청취로 번역하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우리나라 개봉시에도 많은 관객을 동원한
절대 놓쳐서는 안될 알베르토 라투아다의 최고 걸작 중 한 편입니다.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