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스티븐스,George Stevens 감독
Cary Grant as Leopold Dilg
Jean Arthur as Nora Shelley
Ronald Colman as Professor Michael Lightcap
Edgar Buchanan as Sam Yates
4:3 full screen/흑백/2.0 모노/118분
"1943' Academy Awards, USA 최우수작품상 포함 7개 부문 후보
2002'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선정 <역사상 가장 재미 있는 영화 400선>"
언어/미국
자막/한국
번역/DRFA,애니
"여러분은 여전히 행복에 겨워 뒤로 넘어갑니다!"
(George Stevens,1904~1975)
DRFA에서 조지 스티븐스 영화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었죠.
3월에 개봉된 <추억의 세레나데>를 보고 나오시던 관객분들의 열렬한 칭찬들...
"어쩜 영화를 저렇게 잘 만든다냐?"
맞아요,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딱 한 문장이 가장 먼저 입가에 머물죠.
그는 어쩌면 그렇게 영화를 잘 만드는 것일까요?
갖가지 장르를 넘나들며 고전기 할리우드판을 아주 뒤집어 놓은 장인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현재 한국의 메이저 감독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지금까지 하고 싶은 장르물 신물 나도록 해봤으니
부디 남은 인생은 조지 스티븐슨처럼 사람의 인생에 감동을 주는 영화를 만드시는 게 어떠냐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군요.
수많은 평론가들은 그를 거장이라고 부르기를 꺼려할 정도로
그의 영화들 대부분이 헐리우드 박스 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지만
그의 영화들은 전성기 할리우드가 낳은 보석 같은 장르 영화의 한 전형으로 꼽는데는
누구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가 만든 세 편의 영화
<젊은이의 양지>, <셰인>, <자이언트>는 기억하실 겁니다.
위대한 평론가 앤드루 새리스에 의해 이 세 영화는 ‘미국인의 꿈에 대한 삼부작’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삼부작은 낭만적이면서 신화적인 어법을 통해
미국인의 좌절된 꿈, 이상, 추억을 극대화한 것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이 삼부작이 스티븐스의 대표작이라는 것에는 필자는 동의하지 못한답니다.
그의 진정한 진가는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주연한 뮤지컬 <스윙 타임>,
케리 그랜트 주연의 액션모험영화 <강가딘>,
캐서린 헵번과 스펜서 트레이시가 주연한 <올 해의 여성> ,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미치도록 행복한 영화 <인생을 즐겁게>에서 더욱 더
그의 거장다움이 잘 나타나고 있지요.
이 영화는 조지 스티븐스가 당시 최전방 전투 사령관으로 입대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찍은 영화입니다.
특이하게도 조지 스티븐스는 군복무를 마치고 헐리우드에 돌아왔을 때는
다시는 코메디물을 찍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뭔 일이 있었는지 이후 그는 강렬한 드라마 위주의 영화만 손을 댑니다.
이 영화를 끝으로 조지 스티븐스는 콜럼비아 픽처스와 계약한
3편의 영화를 모두 완료했다고 합니다,
그가 콜럼비아와 계약한 다른 두 편의 영화는 DRAF에서 이미 감상한 <추억의 세레나데,Penny Serenade>와
이제 4월에 만나게 될 Cary Grant의 <말많은 동네,Talk of the Town,1942>입니다.
미국 내에서 아직은 노동조합이 불온의 온상지란 이미지가 만연한 당시에
주인공 케리 그란트는 공장 내에서 노동자들의 인권을 부르짖는 노동 운동가
레오폴드 딜그를 연기합니다.
그러다 레오폴드는 자신이 일하는 모직 공장에 불을 지르고
공장장 클라이드 브랙켄을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수감됩니다.
여주인공 노라 셸리(진 아서)는 연일 뉴스를 통해 자신의 학교 동창생 레오폴드가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다시 탈옥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죠.
노라는 참,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생각하죠.
왜냐면 학창 시절 참새 한 마리도 못 죽이던 친구가
저런 끔찍한 짓을 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으니까요.
하지만 폭우가 쏟아지던 날,
그 레오폴드가 노라의 숲속 별장으로 도망을 옵니다.
노라로서는 큰 일 났습니다,
마침 여름 내내 당대의 유명한 법학도 마이클 라이트캡(Ronald Colman)교수에게
이 별장을 세를 주기로 했으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교수에게 세를 주기 전 다시 한 번 별장 청소를 하러 왔던 노라는
탈진 상태의 레오폴드와 맞딱뜨립니다.
동시에 그 순간 다음 날 오기로 했던 마이클 교수가 별장 초인종을 누릅니다.
다급해진 노라는 친구를 다락방에 숨기고
이제 레오폴드와 노라, 그리고 마이클 교수의 배꼽 빠지는 삼각 동거가 시작됩니다.
영화 내내 레오폴드와 마이클 교수는 노동법에 대한 실랄한 토론을 벌이는데
역시 조지 스티븐스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죠.
우리는 조만간 조지 스티븐스가 실제로 <나치 캠프>에 들어가 나치의 만행을 찍은 불멸의 걸작 다큐
<나치 캠프>를 감상하게 될 건데요,
은밀히 따지면 조지 스티븐스는 가장 중립적인 사상가이죠.
너무 많이 먹고 배설은 하지 못하는 자본주의 돼지가 된 미국에
늘 이렇게 날카로운 풍자의 메스를 기꺼이 가져다 댈 수 있는 몇 안되는 감독이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토론과 대립이 거세어지면서
동시에 레오폴드와 마이클 교수는 별장 주인 노라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제 이들의 전쟁은 이념의 전쟁에서 사랑 전쟁으로 급변하게 되죠.
IMDB 7.8이 말해주듯 어마 무시하게 재미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잘 된 번역이 수반된다는 조건하에서 말이죠.
특히 원수에서 레오폴드를 변호하게 되는 친구로 변해버린 마이클 교수의
찐한 우정 앞에서는 우리 모두는 숙연하게 스크린을 응시하게 되죠.
비록 케리 그란트와 함께 출연료는 똑 같이 10만불을 받았지만
로널드 콜먼의 크레딧이 조연으로 표기되는 첫번째 영화입니다,
4월에 같이 감상하게 될 <두 도시 이야기>에서 여러분들은 그가
얼마나 불꽃 같은 연기를 하는 배우인지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그 만큼 무성시대로부터 로널드 콜먼은 단 한번도 주연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헐리우드의 살아 있는 대배우였죠.
레오폴드 딜그가 보르쉬에 달걀을 깨어넣어 먹는 것을 미국 관객들은 신기해 했지만
실제로 폴란드에서는 보르쉬에 달걀을 넣어 먹는 건 흔한 일이라네요.
이 영화의 동시 녹음 기사 John P. Livadary는 비가 오는 장면에서 녹음이 원활치 않자
영화 "Only Angels Have Wings,1939"에서 사영되었던 비 장면을
빌려와서 그대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현대 영화 팬들은 이 영화에서 Rex Ingram이 보여준 Tilney의 연기는 거의 시대를
80년 앞서간 연기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노라가 마이클 교수에게 호감을 갖는 이유가 그의 수염 때문이죠.
노라가 마이클 교수에게 이런 말을 하죠.
"교수님 수염은 스미스 형제 같아요"
스미스 형제는 당시에 기침약으로 사용되던 시럽 병에 그려진 모델이라도 가네요.
1852년에 처음 소개된 이 기침약은 무려 100년간 히트를 기록합니다.
이 영화에서 Grunstadt 판사역을 연기한 George Watts는 실제 판사입니다,
그는 이 영화의 개봉을 채 50일 남겨 놓고 1942년 7월 1일 63세의 나이로 갑자기 사망했습니다.
진 아서는 프랭크 카프라 같은 대감독과 일하면서도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은 조지 스티븐스라고 밝혔죠.
진 아서는 이 영화에 출연할 당시 41세로 30세의 여주인공을 연기해야 했습니다.
매년 교수진들을 통해 앙케이트 조사를 하는 American Film Institute는
2000년과 2002년 2회에 걸쳐 모두 <역대 가장 재미있는 미국 영화 100선>에 포함시켰습니다.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