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FA를 <가을> 한 편으로 각인시켰던 터키 영화의 사색자, 오즈칸 앨퍼의 또 다른 걸작이 온다"
기억나시나요?
깊은 산이 불타듯이 물들어가는 터키의 깊은 산 속에서
감옥에 간 아들을 기다리던 노모...
그리고 돌아온 아들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한없이 이스탄불을 방황하는
너무나 가슴 서늘했던 철학의 영화...
그 영화를 만든 오즈칸 앨퍼가 오랜만에 신작을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그의 영화를 보면서 확실히 깨달은 것은
아, 한국 영화는 확실히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들의 무덤터구나...
하는 것을 느꼈답니다.
터키 영화가 한국 영화처럼 폭력을 찍지 못해 찍지 않는 것이
아니란 것을 확실히 깨달았답니다.
특히 배우의 연기 부분에서 우리나라 배우가 확실하게 터키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죠.
그리고 편집이나 음악 그 모든 부분에서 터키는 아직까지는 파우스트에게
영혼을 팔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 설명으로 넘어갑니다)
이제는 이스탄불에서 장성해서 성공한 변호사가 되어 있는 주인공...
그 앞에 25년 만에 아버지가 나타납니다.
아버지는 이제 말기암으로 생명이 채 1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아들은 영화 내내 눈물을 흘립니다.
어린 시절 기숙사에 어린 자신을 버려놓고
자신은 홀로 비파를 들고 터키 전역을 돌면서 음악 공연을 다녔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이번 주말에는 오시겠지 오시겠지 하며
기다렸던 아들...
이제 나타난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 있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아들에게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서
자신을 터키 남부 끝자락에서 열리는 비파 축제에 데려다 달라네요.
아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이제 아들과 아버지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됩니다.
정말이지 아버지와 아들의 연기가 끝내줍니다.
터키의 가을이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터키가 저렇게 아름다운 나라이구나...
처음 알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불꺼진 극장에서 일어날줄을 몰랐죠.
하루가 지났는데도 하염없이 눈물 흘리던 아들의 그 얼굴이
계속 아른 거립니다,
아버지란 존재는 참으로 이래나 저래나 지구촌 구석 구석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구원이고,
누군가에게는 저주이네요.
<동검도의 가을> 프로그램에서 기꺼히 추천합니다.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