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Rodnya,1983

by 애니 posted Dec 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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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타 미할코프,Nikita Mikhalkov 감독

Nonna Mordyukova ... Mama
Svetlana Kryuchkova ... Nina
Yuri Bogatyryov ... Stasik
Ivan Bortnik ... Vovchik

16:9 screen/Color (Sovcolor)/Mono/98분
언어/Soviet Union
자막/한국
번역/DRFA,현주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전하는 영화..."


비교적 니키타 미할코프의 초기작에 속하는 <가족>은

Viktor Merezhko의 시나리오가 발군의 힘을 발하는 걸작입니다.

 깡촌인 고향과 자아가 센 어머니를 피해

죽어라 전문대를 졸업한 니나의 일상에

어느 날 문제의 어머니가 불쑥 방문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조선 산업이 호황인 도시에서 자수성가한 딸의 성공한 모습을 그리던 어머니의 환상은

방문 첫날부터 산산히 조각나고 말죠.

행복한 가정 생활을 꾸리고 있을 거라 믿었던 딸은

이혼의 위기에 놓여 있고,

게다가 직장 동료와 불륜의 죄책감에 시달리는

아쓸한 줄타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직 초등생인 사랑스런 손녀는 미국 자본주의 팝송에 쩔어서 몸을 흔들고 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몰래 자신의 물건을 가지러 온 사위를 설득하던 와중에

그만 어머니 마리야는 사위에게 손찌검까지 하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모녀의 관계는 심하게 뒤틀리고

딸집을 나온 어머니 마리야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몸을 실으려 하지만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마침내 어머니는 낯선 도시를 방황하면서

자신의 삶이 어디서부터 뒤틀어졌는지,

그리고 지금이라도 그 뒤틀린 삶을 바로 잡을 수 있는지

힘겨운 시도를 해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딸의 망가져가는 인생을 바로 잡으려 하면 할수록

더욱 사건은 어렵게 꼬여가지만 합니다.







(노나 모르디우코바,Nonna Mordyukova,1925~2008)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러시아의 김혜자 혹은 동구권의 국민 어머니,
노나 모르디우코바,Nonna Mordyukova (1925~2008)는
1925년 지금의 우크라이나에 해당되는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소작농의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고 늘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2차 세계대전의 험난한 전쟁통을 경험한 그녀는
1945년부터 소련 영화 학교 VGIK에서 본격적으로 영화수업을 받는다.
학생시절 배우로 데뷔한 영화가 스탈린 상을 수상하면서
그녀의 소질은 일찌기 비평가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다 그녀가 단숨에 세계적 배우로 주목받는 계기는
1967년에 주연을 맡은 '코미짜르,Komissar'이다.

백러시아군과 혁명 전쟁을 치르고 있는 '붉은 군대'의
기병대 인민 위원 바빌로바의 아내역을 연기한 노나 모르디우코바는
만삭의 도망자 신세로 아이를 낳기 위해
한 유대인 가정에 숨어들게 되는 연기로
러시아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공헌을 하지만
동시에 러시아 내부에서는 정치적 검열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후 그녀는 44편의 영화에서 불굴의 여인상을 연기하면서
자연스레 러시아의 어머니 상으로 관객의 숨결 속에 각인되어 갔다.

영국 대영 영화 백과사전 'Who is who'는 그런 그녀를
20세기를 대표하는 10인의 여배우에 포함시켰다.
명성 만큼이나 사랑에 있어서도 명료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자신의 대학 동창생 Vyacheslav Tikhonov와 백년해로했다.

노나 모르디우코바는 2008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지병인 설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는 이번 구정 특선작 <가족>을 통해
그녀의 연기가 얼마나 아름다운 어머니로
스크린 속에서 살아 숨쉬는지 목격하게 될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당신이 당신이 알지 못했던
동구권의 한 여배우를 만날 수 있는 이 기회를
소중하게 챙기기를 바라면서...






<가족>의 시나리오를 쓴 빅토르 메르조코는

그 역시 러시아의 유명한 배우이자 감독이죠.

미카일 바르타노프(Mikhail Vartanov)와 같은 해에 태어나고

같은 학교에서(모스크바의 VGIK)에서 시나리오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모든 시나리오가 걸작은 아니지만

특히  니키타 미할코프의 손에 들어간 <가족>은 러시아가

그토록 경멸하던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세속적으로 병들어가는 공산주의 조국을 심도 있게 비판하는 독특한 걸작으로 탄생했습니다.

동시에 자본주의든 전체주의든 이 세상의 근간은

지옥을 항해하는 힘겨운 여정이며

그 여정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은 결국은 어머니라는 커다란 배이며

그 배에 올라 탄 가족의 힘만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해묵은 메세지를

이향대립의 논조에서 벗어나 수많은 이벤트들과 인물들간의 생생한 캐릭터로 채워나갑니다.

시나리오 작가들에게는 사건의 전개들이

낱실과 겉실로 촘촘히 얽혀들어가면서 플롯을 집어삼키는

입체적인 구성법을 연구하는데 더없이 훌륭한 교재입니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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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FA의 모든 영화의 번역과 싱크와 감수는 

그 女의 손을 거쳐 탄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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