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퀸,Richard Quine 감독
William Holden ... Robert Lomax
Nancy Kwan Nancy Kwan ... Suzie Wong
Sylvia Syms Sylvia Syms ... Kay O'Neill
Michael Wilding Michael Wilding ... Ben Marlowe
1.85 : 1 screen/Color (Technicolor)/Mono (Westrex Recording System)/126분
"1961' Golden Globes, USA 신인여우상 수상,음악상 후보
1961' Laurel Awards 최우수작품상 후보"
언어/UK+USA
자막/한국
번역/DRFA,조한우
"윌리엄 홀덴과 함께 떠나는 그 옛날 홍콩의 풍광,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리차드 퀸 감독은 우리 DRFA와 인연이 깊죠.
그가 만든 킴 노박의 <만날 땐 언제나 타인>이 강병국 형의 번역으로
많은 중년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으니까요...
오늘 소개하는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대 흥행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으로 동양 여배우가 스크린에 담겼을 때의
우아함과 생경함의 복합적 센세이션을 보여주었답니다.
하지만 난 이 영화에서 윌리엄 홀덴이 처음
홍콩의 완차이 시장에 도착했을 때의 그 광경을 잊을 수가 없답니다.
정말이지 <테스>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지오프리 언스워스가 잡아내는 완차이의 풍경은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화려한 색감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장면은 반드시 이번 DRFA에서 블루레이로 감상하셔야 해요.
미국에서 사업으로 꽤 큰 돈을 벌고 성공한 중년의 주인공 로버트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열망을 달랠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더 늦기 전에 화가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는 어느 날 모든 사업을 접고 무작정 짐을 꾸립니다.
(윌리엄 홀덴이 처음 완차이에 도착할 때의 장면, 색감이 황홀 그 자체...)
그가 찾아 온 곳은 홍콩의 완차이.
센트럴과 코즈베이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완차이는
마치 고갱이 타히티 섬을 찾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최초의 색감과 날것의 생생함으로 로버트를 맞이합니다.
그는 이곳에서 낡은 호텔을 렌트해서 그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주 우연히 한 여자와 해후합니다.
그녀는 수지 웡이라는 여자로 홍콩으로 오던 배 위에서 만났던
여자였죠,
배 위에서 그녀는 자신을 중국 출신의 엄청난 갑부집 딸이라고 소개했었죠.
로버트는 수지에게 막연히 이끌립니다,
그녀를 화폭에 담으면 그 그림은 살아 있는 그림이 되어버리거든요.
로버트는 수지에게 모델을 제안하고
수지는 자신의 갑부 아버지가 알면 펄쩍 뛸 것이라고 허풍을 떨며
허락하죠.
하지만 사실은 수지는 완차이의 환락가에서 밤거리를 헤매는
가난한 콜 걸이었던 거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정체를 알았지만
이미 수지를 사랑하게 된 미국인 화가,
그리고 그런 화가를 사랑하게된 가난한 콜 걸...
자, 이제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어디로 흘러갈까요?
서두에서도 밝혔지만 촬영이 거의 예술입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타임 머신 타고 가본
그 먼 옛날의 홍콩의 전경을 예술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이 영화는 낸시 콴이라는 동양계 배우를 일약 스타로 만들면서
서양인들에게 처음으로 아시안 여성을 메인스트림 문화로 진입시킨
교두보가 되기도 했습니다.
1939년 중국에서 중국계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낸시 콴은 18세에 영국 국립 발레단에 입학,
이미 배우로서의 우아한 몸짓과 표정 연기는 답습했다고 봐야겠죠.
윌리엄 홀덴과 공연한 이 영화가 세계적으로 대성공으로 거두면서
그 다음 해에 Flower Drum Song 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는데
이 또한 대 성공을 거둡니다.
대부분 미인들의 삶이 그러하듯, 낸시 콴 역시 결혼생활을 순탄하지 못하죠.
호텔 리어였던 첫번째 남편과의 이혼,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였던 두 번째 남편과의 이혼을 겪으면서
그녀는 결국 동양적인 배우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이후로는 TV 스타로
자리매김해 나갑니다.
원래 수지 웡 역으로는 프랑스계 베트남 배우인
프란스 뉴엔이 캐스팅 되었는데 그녀가 그만 후두염에 걸리는 바람에
대타로 국립 발레단에서 공연하던
낸시 콴이 눈에 띄여 발탁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프란스 뉴엔이 TCM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캐스팅에서 짤린 것은 비만 때문이었다고 밝혔죠,
이유는 당시 애인이었던 말론 브란도의 심각한 여성 편력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날마다 폭식을 했다고 하는군요.
나쁜 브란도...
원래의 감독은 Jean Negulesco였는데 제작자와 싸우는 바람에
해고되었다고 합니다.
Jean Negulesco가 찍었어도 굉장히 멋있는 영화가
될 뻔 했다고 짐작됩니다.
어때요?
윌리엄 홀덴이 헤매는 홍콩의 누각을 따라
여러분들도 모처럼 시간 여행을 한 번 떠나보지 않으시렵니까?
이 영화, 정말 화면 때깔이 장난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번에 대화면에 블루레이로 상영되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