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걸린 사람들 Police Python 357,1976

by 애니 posted Dec 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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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코르노,Alain Corneau 감독

Yves Montand ...  Inspecteur Marc Ferrot
François Périer ...  Commissaire Ganay
Simone Signoret ...  Thérèse Ganay
Stefania Sandrelli ...  Sylvia Leopardi
Mathieu Carrière ...  L'inspecteur Ménard

1.35:1 letter box screen/color/2.0 모노/125분
1977' César Awards, France 음악상 후보,편집상 수상
1976' Taormin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남우주연상(이브 몽땅)"

언어/France+West Germany
자막/한국
번역/DRFA+오철룡




"인간은 살다가 누구나 한번쯤은 거미줄에 걸린다, 그때 지혜롭게 빠져나오라!"




(Kenneth Flexner Fearing,July 28, 1902~ June 26, 1961)



케네스 플렉스너 피어링은 너무 너무 미스테리한 작가입니다.

모두 6편의 소설을 출간했지만 모두 서점 귀퉁이에서 휴지통으로 직행했는데

1948년에 마지막 7번째 소설 <빅 클락>이 마침내 주목을 받게 되는데

이 작품은 지금까지 모두 세 번에 걸쳐 리메이크 됩니다.

오늘 소개하는 <빅 클락>이 그 처음이고,

그 다음은 이브 몽땅의 <거미줄에 걸린 사람들>,

그리고 케빈 코스트너의 <노 웨이 아웃>이 마지막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세 편의 영화 모두 그 해 영화사에서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

들었다 놨다를 했다는 것이죠.


케네스 피어링은 일단 시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공황 시대에 굉장히 핫 한 시인이었다네요.

상업과 미디어의 언어를 아이러니하게 시적 언어로 표현함으로서

당대 미국 사회의 천박함과 소비주의를 지적했다고 합니다.

비평가들은 그를 미국에서 새로이 등장한 좌파 예술가 정도로 치부했다네요.

그의 시들은 미국 프롤레타리아트 시 운동에 속하는 듯 했지만

그렇다고 공공연하게 정치적인 색채는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의 시집은 1929년에서 1956년 사이에 6개의 시집으로 출간되어 꽤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그러다 1924년 일리노이에서 뉴욕으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남은 여생을 보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이상한 필명으로 6편의 소설을 발표하는데

대부분 서점 한 구석에서 사라져 버렸다고 하네요.

그러다 1946년에 케네스 피어링이란 이름으로

하나의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주인공들을 일제히 총체적 혼란에 빠트리는

<빅 클락>이라는 소설을 발표하는데 이

소설은 현재까지 꾸준히 인쇄되고 있는

그야 말로 미스테리한 소설이 되고 있다고 하네요.





(2월에 <빅 클락>,<거미줄에 걸린 사람들>,<노 웨이 아웃> 모두 다 만나봅시다!)




여기 한 부부가 있습니다.

덕망 있고 모두가 존경하는 파리 경시청의 빅토르 가네 국장(프랑소와 페리에)이 그 사람이죠.

사람들이 가네 국장을 존경하는 것은 매사에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그가 지금 10년째 거동하지 못하는 아내(시몬느 시뇨레)의 병수발을 들고 있기 때문이죠.

프랑스의 대표적인 중후한 중년 배우 프랑소와 페리에가 가네 국장을 연기합니다.

(우리나라의 중견배우 최상훈씨 혹은 김윤석씨가 프랑소와 페리에와 닮은 것 같아요)

사람들은 그런 국장을 보고 모두 감탄합니다.

긴 병에 효자가 없다고 했거늘,

가네 국장은 단 한번도 움직이지 못하는 아내에게 화를 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잠도 꼭 아내와 같은 침대에 누워 잡니다.

비록 육체적 관계는 맺지 못해도 가네 국장은 아픈 아내에게 늘 따뜻한 말로

언젠가는 당신이 나을 것이라고 위로합니다.

하지만 가네 국장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죠.

남자만의 은밀한 욕망을 아무도 몰래 만나는 실비아 라는 젊은 여인에게 풀고 있는 것이죠.

유부남을 만나는 여자 입장에서는 가장 나쁜 케이스가 가네 국장이죠.

늘 젠틀하고 예의바르게 자신을 대하지만 결코 본처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않는 남자...

아무리 아름다운 육체로 공세를 퍼부어도

그 유부남의 마음 깊은 곳에 둥지를 튼 조강치처를 향한 그 신뢰와 믿음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약오름과 좌절감...

마침내 실비아는 가네 국장을 도발하기 시작합니다.

그 도발의 도구는 바로 국장이 가장 신뢰하는 부하,

이브 몽땅이 연기하는  마르크 페로 형사 반장입니다.

마르코 페로 반장은 어느 날, 제대로 똥 밟은 것이죠.


홀로 독신으로 고고하게 살아가던 정의로운 형사 반장 마르코는

이번에야 말로 자신의 오랜 독신 생활을 종식시켜줄 것만 같은

아름다운 젊은 여자를 만났으니까요...

하지만 그녀는 좀처럼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습니다.

항상 사랑을 나누고는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상대는 형사 반장...

마르코는 실비아를 추적하던 중,

그녀가 바로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는 국장의 숨겨둔 내연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르코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쳐서 자신을 명중시킨다는 게 바로 이런 거로구나 라는 걸 느끼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느 날, 동료 형사들이 자신에게 들이닥칩니다.

어느 날 실비아가 싸느라한 시체가 되어 발견된 것이죠.

모든 정황이 오롯이 마르코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마르코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자신이 건드린 실비아는 자신의 조직의 최상위층 남자의 내연녀 였고

가네 국장은 인간 그 이상의 슈퍼 아이큐를 가진 피도 눈물도 없는,

한다면 반드시 하고 마는 복수의 남자였던 것이죠.

딱 한 사람,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줄 사람은 가네 국장의 반신 불구의 아내 테레사 뿐이지만

테레사는 남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만 음독 자살을 해버립니다.

이제 사면초가에 내어몰린 마르코 페로 형사 반장!

그는 과연 어떻게 이 위기를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Kenneth Fearing이 1946년에 발표한 소설 <빅 클락,Big Clock>이 원작입니다.

놀랍게도 나중에 케네스 피어링의 일기가 발견되었는데

이 소설을 실제 자신의 소설을 발행해주던 출판사의 사장 Henry Luce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으로

써내려 갔다고 하네요,

모든 출판사에는 전략적인 메인 북이 있고 쓰고 버리는 책이 있는데

헨리 루스는 늘 케네스의 소설을 쓰고 버리는 책 용으로 출간했다고 합니다.

이제 대한 피눈물 나는 복수극으로 이 소설을 썼는데

출판 당시 <타임지>의 서평은 <쇼킹!>이라는

헤드카피와 함께 극찬을 보냈다고 합니다.


존 패로우 버전과 케빈 코스트너 버전도 좋지만

알랭 코르노가 그려내는 사랑이라는 거미줄에 걸린 사람들의 모습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짠하게 지켜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더군요.

거대한 덤프 트럭 두 대 사이에 끼인 채로 죽어가던 이브 몽땅의 <라미나스> 만큼이나

Python 357 권총에 의지한 채 홀로 싸우는 이브 몽땅의 엔딩 장면이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게 됩니다.

까이에 뒤 시네마는 '잘 쓰여진 각본과 뛰어난 연기, 유연한 전개로 관객을 숨쉴 틈 없이 몰아부친다'고 평했죠.




(알랭 코르노,Alain Corneau,1946~,오른쪽)



프랑스에서 태어난 알랭 코르노는 감독이 되기 전에

재즈 뮤지션으로 미국에서 공부하고 활동했었기 때문에

그의 영화는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재지틱합니다.

특히 첼로의 전신인 비올라 다 감바를 전수해준 스승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던

제라르 드 빠르유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세상의 모든 아침>은

알랭 코르노를 영상 언어의 시인으로 극상 시켰죠.

가능하면 우리는 알랭 코르노의 남은 영화 모두를 봐야 합니다.

원래 2월에 공개하려고 했던 케네스 피어링의 <빅 클락 세 가지 버전>을

1월의 마지막주에 모두 풉니다.

3편 모두 아주 특이한 감독의 개성이 넘치니까

절대 놓치지 마세요.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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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FA의 모든 영화의 번역과 싱크와 감수는 

그 女의 손을 거쳐 탄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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