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프 샤웁,Christoph Schaub 감독
Emmanuelle Laborit ... Antonia
Lars Otterstedt Lars Otterstedt ... Mikas
Renate Becker Renate Becker ... Oberin Verena
Wolfram Berger Wolfram Berger ... Fritz
1.85 : 1 screen/Color (Sovcolor)/Mono/90분
"2002' Swiss Film Prize 최우수작품상 후보
2001' Montréal World Film Festival 최우수작품상 후보"
언어/Switzerland
자막/한국
번역/DRFA,애니
"절망의 끝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리투아니아에서 스위스로 흘러 들어온 불법체류자 미카스는
의붓 형과 함께 쮜리히 거리에서 소매치기를 하며 살아가는 삼류인생입니다.
가진 재주라고는 어릴 적 서커스단에서 익힌 곡예와 마술 실력...
그 재주로 미카스는 낮선 이방의 땅에서 소매치기를 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죠.
누구나 풍요와 복지를 꿈꾸며 숨어들어온 스위스에서
미카스는 정작 자신을 기다리는 것은 끊임없는 범죄로의 추락뿐임을 깨닫습니다.
미카스는 경찰에 쫓기고 매정한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히며 희망없는 삶에 조금씩 지쳐갑니다.
그러던 중 형은 결국 경찰에 잡히고 미카스는 정말 홀로 되고 맙니다.
겁먹은 아이처럼 잔뜩 웅크리고 있을 때 그때,
미카스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납니다.
그녀의 이름은, 안토니아.
그리고 그녀는 수녀복을 입고 있는 아름다운 천사였습니다.
더욱 두 사람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안토니아 수녀가 말 못하는 벙어리였기 때문에
두 사람은 금새 수화로 친구가 되어갑니다.
안토니아 역시 숨막히는 스위스에서의 삶 속에서
진실로 자신을 이해해줄 친구가 필요했을지 모릅니다.
안토니아에게는 꿈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워싱턴에 있는 갈로뎃 대학에서 수화 연극을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꿈은 뫼비우스의 연결고리처럼 이어져 있어
두 사람은 눈빛만 보고도 서로를 이해하며
조금씩 친구가 되어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내 사랑을 얘기해볼까>는
아주 낭만적이고 순정만화에 등장할법한 요소를 두로 갖춘 말랑말랑한 영화로 보입니다.
하지만 크리스토프 샤웁 감독은 이 영화를 순식간에
얼어붙을 것만 같은 살얼음의 강뚝 한 가운데로 우리를 데리고 갑니다.
그것은 안토니아와 미카스가 넘어야할 육체와 율법의 간극을
너무도 생날 것의 묘사로 화면을 채워나가기 때문입니다.
화자일 수밖에 없는 관객들은 두 주인공보다 더
수도 없이 망설이며 고개를 갸웃입니다.
감독이 꼭 저렇게까지 두 사람의 육체를 묘사해야 했을까?
그냥 아름답게 넘어가는 게 훨씬 더 영화를 아련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지만 영화는 이런 관객의 바램을 철저히 깨어부수며
육화되지 않는 사랑을 조롱이라도 하듯이
감독의 굳은 신념을 보여줍니다.
율법과 본성 앞에서 안토니아 수녀의 수녀복을 벗겨버리고
그 자리에는 한 연약한 남성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는
어머니로서의, 여성으로서의, 태초의 하와로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두 사람의 이런 사랑이 순탄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겠죠?
무척 쓸쓸하고도 아련한 엔딩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마치 길다란 잡목의 숲을 한참 거닐다 온 것 같은
명상의 시간도 주어질 것입니다.
봄이 오는 동검도에서 만나게 되는 스위스 영화,
<내 사랑을 얘기해볼까>
기대해주세요.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