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Leif Ove Andsnes)는 다양한 국적 뮤지션들로 구성된 MOC(Mahler Chamber Orchestra)의 피아니스트로 활약한다. 이 오케스트라는 특정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연간 200일 이상, 50회 이상 해외 순회공연을 하는 매우 활발한 단체이다.
안스네스는 ‘건반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고 할 정도로 이 오케스트라의 메이저 피아니스트로서 세계 각지의 순회공연에 참가하여 명성을 드높이며, 특히 베토벤과 그의 음악에 전념한다.
베토벤은 수많은 교향곡, 미사곡, 소나타, 4중주곡, 5중주곡, 오페라 등 광범위한 작곡가이지만 그 이전에 기교에 능한 피아니스트로, “5개 피아노 협주곡”에 대한 연구는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하여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제4번 피아노협주곡은 베토벤이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작곡했고, 5번 협주곡은 청각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내면의 음성만으로 작곡했지만, 귀가 들리지 않으므로 직접 연주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건강악화와 청각상실로 인한 극도의 절망 속에서도 음악을 위한 마지막 투쟁은 관객의 심금을 울려 눈물겨운 감동을 준다.
베토벤은 이런 극한상황에서도 가난한 친구들을 위해 작품을 팔아 도움을 주는 인간미도 보인다.
5번 협주곡을 완성한 후 베토벤이 하고 싶은 키워드는 “자유”이었다. 너무나 큰 고통 속에서 살면서,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삶을 끝내고 싶어도 음악 때문에 할 수 없었다는 안스네스의 설명을 들으면 정말 숙연해진다.
다큐멘터리 또는 전기 영화의 대사는 간단한 대화체가 아닌 장문의 내레이션인데다 음악 전문용어가 많아 일일이 인터넷을 검색하며 번역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러나 음악의 성인(樂聖) 베토벤의 삶과 작품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익하여, 우리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하니 흐뭇하다.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는 데 최고의 영화이다. 안스네스의 피아노 연주. 치밀하면서 쉽고 감성적인 해설. 오케스트라의 공연 중 베토벤의 대화를 간간이 추가하여 완성도를 높였고, 음악을 통한 철학을 배울 수 있는 걸작이었다. 세계 순회공연 시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도 볼 만하다. 마지막 자막에 세계 각지 공연장소 중 Goyang도 보인다.
이만큼 쉽고 친절하게 해설하므로 92분간 눈을 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