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유 내 인생의 영화 100선

목적,牧笛,The cowboy's flute,1968

by 유감독 posted Jun 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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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 웨이,特偉 & Qian Jiajun 감독


4:3 Full Screen/color/5.1 THX 스테레오/28분
언어/중국
자막/5.1채널로 복원된 조나단 유의 음악과 폴리 음향으로만 전달됨




"<조나단 유, 내 인생의 영화 57위> 장자의 나비꿈이 깊은 수묵화의 절경 속에서 길을 잃다"
 

 


여러분, 흥미로운 사실 하나 알려 드릴까요?

 

동검도 DRFA가 있게 해준 작품이 <천국에 있는 것>이라면

 

DRFA가 압구정동 4번 출구 <조나단의 바>라는 형태로 운영될 때

 

최고의 히트작이 뭐였는지 아세요?

 

바로 오늘 소개하는 중국 수묵화 애니메이터 감독 테 웨이가 무려

 

10년을 그렸다는 <목적,牧笛,The cowboy's flute,1968>이랍니다.

 

음... 이 30분짜리 수묵화 애니메이션은

 

그 자체로 기적이죠.

 

제가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나의 눈은 다물어지지가 않았으니까요...

 

수묵화가 대형 스크린 위에서 마구 역동적으로 움직이니까

 

마치 내가 영화 속 목동이 되어서

 

잃어버린 소를 찾아 하염없이 헤매는 아이가 되어 있었답니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식상해져 버린 세대이지만

이 영화는 힐링이라는 수식어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네요.


평생을 수묵화 애니메이션 작업에 삶을 바쳤던

테 웨이 감독의 <목적>은 그동안 문화 학교 서울이나 시네마데크를 중심으로

조악한 화면으로 상영되어 왔었죠.

이 수묵화를 처음 보았을 때의 그 문화적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마치 내가 산수화 속에서 길을 잃고 피리부는 목동이 되어

사랑하는 소를 찾아서 이리 저리 헤매는 그 경험은

두고 두고 내게 중국 문화에 대한 경이로운 찬사로 이어졌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중국의 산수화는 도(道)에 가깝다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압구정동 <조나단의 바>에서 이 영화를 50번도 더 본

 

어느 회사 CEO 분이 떠오르네요.

 

그 분 말에 의하면 <목적>은 볼 때마다 해석이 새롭게 재생산된다고 하더군요.

단순히 소를 잃은 소년의 심경이 되기도 했다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고민과 고통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장자의 사상도 겹쳐지면서 나른하고 따분했던 세상에 대한 원망이

자장가처럼 잠재워지는 위력을 가진 영화라더군요.

관념과 묵상의 경계점을 넘나들던 동양의 사색자들의 마음을

하얀 여백 위에서 굵게 뻗어나간 테 웨이,特偉의 붓 터치의 자국 마다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1962년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Te Wei(오른쪽)와 그의 평생 예술 친구  Qian Jiajun)

 

 



이 수묵화를 그린 테 웨이 감독에 대해 설명하지 않을 수 없겠죠.

1915년에 출생하여 1949년부터 장춘 동북영화제작소에서 연출을 맡다가

1957년에 상해만화영화제작소를 창설하여 독립했습니다.

동양화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동양화의 아름다움,

정적인 움직임이 주는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죠.

동양화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세밀한 농담(濃淡)의 분석을 거친 화선지 위의 캐릭터를

컷아웃(Cut Out)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움직이게 하는 데

자신의 삶의 한때를 바칩니다.









여러 번의 다중 촬영을 통해서 끊임없는 실수와 도전을 통해 완성된

<목적>은 시사회에서 일종의 기적이라는 평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동양화의 전통적인 스타일과 주제를 그대로 담아낸 <목적>은

지금은 세계적으로 걸작의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하지만 조나단이 보는 시각에서 늘 안타까웠던 것은

조악한 폴리 음향과 거친 사운드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랜 시간을 공들여 신디와 피아노를 이용해서

이 산수화에 음악을 입히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목적>은 <조나단의 바>에서 처음 공개되었는데

이 놀라운 수묵화의 절경 앞에서 사람들은

박수로 화답하곤 했답니다.

이제 그 수묵화 <목적>이 동검도에서 공개됩니다.

당신의 지치고 피곤한 영혼을 테 웨이의 한없이 깊은 농담의 산수화가

부드럽게 어루만져 줄 것입니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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