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유 내 인생의 영화 100선

하바나,Havana,1990

by 유감독 posted Jun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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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폴락,Sydney Pollack 감독

Robert Redford...Jack Weil
Lena Olin...Bobby Duran
Alan Arkin...Joe Volpi
Tomas Milian...Menocal
Daniel Davis...Marion Chigwell
Tony Plana...Julio Ramos
Betsy Brantley...Diane

4:3 full screen/color/2.1 스테레오 /144분
언어/미국
자막/한국
번역/DRFA,조한우





"<조나단 유,내 인생의 영화 58위> 당신은 사랑이 꼭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웃 오브 아프리카>로 이미 아카데미 6개 부문을 석권한 바 있는

시드니 폴락과 그의 오랜 지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쿠바 혁명을 무대로 가슴 시린 사랑의 행로를 펼치는 이 영화는

분명 여러분이 놓치고 간 숨어 있는 걸작 중 한 편일 것입니다.

마이클 볼튼이 리메이크해서 더 끈적한 블루스 러브 송이 되어버린 노래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에 이런 가사가 나오죠.


"남자는 여자를 위해 밤새 비를 맞으며 기다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남자는 마지막 남은 동전 한닢까지도 여자를 위해 쓴다"


이 영화는 그 가사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처럼 보이네요.

불륜에 빠진 사랑하는 여자의 정체는 알고보니 쿠바 혁명의 가운데에 선

반정부 정치인의 아내입니다.

그런 여자의 남편을 탈출시키기 위해 로버트 레드포드는

자신의 손목에 절대 절명의 순간에만 사용하려고

오랜 세월 감추어두었던 다이아몬드를 살을 째고 꺼냅니다.

너무나 사랑했던 여자, 레나 올린을 위해...

레나 올린은 이 영화에서 정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네요.

아마도 레나 올린의 가장 만개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할 것입니다

반정부군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지만 남편에게 돌려 보내야만 하는

남자 주인공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하면

우리는 가장 먼저 <카사블랑카>를 떠올리지 않나요?

<하바나>는 오랜 고전 <카사블랑카>에 바치는 일종의 오마쥬입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시니컬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척하면서

사랑에는 목숨을 거는 험퍼리 보가트 역을 연기합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에게 보가트 만큼의 우수를 기대하기에는 조금 역부족이라고 느껴도

대신 레나 올린이 잉그리드 버그만 만큼 사랑과 존경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자의 심리를 멋지게 연기해 냅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하는 잭은 하바나 행 카페리 안에서

미모의 여자 바비를 만납니다.

바비는 잭에게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반입이 금지된 향수를 세관 통과시켜 달라는 제의를 하죠.

여자의 솜씨가 워낙 서툴러서 분명 프로 밀수꾼은 아닌 것 같아서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뒤늦게 확인된 그것은 향수가 아니라 미군 무전기입니다.

바비와 자동차를 바꿔타고 무사히 세관을 통과한 잭은 만나기로 한

리도 호텔 카지노에서 여자와 만나지만

여자는 몰래 수고비를 돌려주고 사라집니다.

사회 현실엔 전혀 관심을 두지않고 오로지 도박에 미쳐

부엽초같은 역마 인생을 살아가는 잭은

그날 이후 뇌리에서 여자를 떠나보낼 줄을 모릅니다.

그런 잭은 우연히 식당에서 여자를 다시 만나게 되죠,

바비는 쿠바의 저명한 반정부 지도자 아투로의 부인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잭은 어느새 아투로와 셋이 식사까지 하게 됩니다.

식사 자리에서 아투로는 잭에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혁명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지 묻습니다.

혁명보다는 댁의 여자에게 관심이 있다고 말할 뻔한 잭은

식사 자리를 벗어나 하바나 유흥가를 돌며 밤을 지냅니다.

다음 날 아침, 아투로는 비밀경찰에 기습을 받아 살해되고

부인 바비는 실종됐다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바비를 찾았을 때는 바비가 비밀 경찰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있는 중이었고,

잭은 거금을 써서 바비를 풀려나게 하죠.

심한 충격을 받은 바비를 잭은 자신의 아파트에 데려와 쉬게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자석처럼 불륜의 정사에 빠져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녀로부터 들은 말은

"남편은 죽은 것이 아니라,

감옥에 있고 자신은 남편을 탈출시켜야 한다"는

청천벽락과도 같은 말입니다.

바비 혼자만으로는 분명 화약을 안고 불가운데로 뛰어드는 것과도 같은 일인데...  

잭은 마침내 자신이 인생에서 가장 위급할 때 쓰기 위해

손목 피부 속에 감추어둔 다이아몬드를 꺼내어 아투로의 망명을 돕게 됩니다.

영화의 라스트 오랜 세월이 흘러 미국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잭이

매일 매일 항만으로 나가 하바나로부터 오는 배를 기다리는 장면은

가슴이 미어질 정도록 슬픕니다.

혹자는 이 영화가 노골적으로 <카사블랑카>를 빼껴 불편하다는 불만을 하지만,

내게는 노을이 지는 하바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카사블랑카>보다 훨씬 더 가슴 아프고 애절한 러브스토리로 남아 있답니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마지막 먼지까지도 털어내 주어야 한다는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가르쳐주는 영화이기도 했죠.

수려하게 찍힌 하바나의 풍경과,

영화 내내 흘러넘치는 재즈 OST의 명장 데이브 그루신이 빚어내는

쿠바의 라틴 재즈 리듬이 공해에 찌든 내 심신을 씻어내는 로맨스 영화랍니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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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반드시 알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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