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셔크,Douglas Sirk 감독
June Allyson ... Helen Banning
Rossano Brazzi Rossano Brazzi ... Tonio Fischer
Marianne Koch Marianne Koch ... Reni Fischer (as Marianne Cook)
Françoise Rosay Françoise Rosay ... Countess Reinhart
2.35 : 1 screen/Color (Technicolor)/Mono (Westrex Recording System)/90분
언어/미국
자막/한국
번역/DRFA 365 예술극장,유감독
"주옥같은 클래식 선율 속에서 펼쳐지는 안타까운 사랑의 랩소디"
더글라스 셔크 감독은 영화 잘 만드는 감독으로 유명하죠.
그것도 특히 여성 취향의 영화를 잘 만듭니다.
DRFA에서 상영되어 여성 관객들의 눈물 콧물 다 빼게 만든
<슬픔은 그대 가슴에>를 비롯해서 록 허드슨의 <빛바랜 천사>까지
그가 손대는 모든 작품들은 흥행에 성공하는 멜로 영화 제조사 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사랑해선 안될 사람>은 그가 평단의 모든 평론가들을 조소하듯이
대놓고, 뻔한 중년의 어긋난 로맨스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입니다.
잉그리드 버그만의 출세작 <가을의 속삭임,Interlude>을 리메이크한 줄 알았는데
제목과 캐릭터만 갖다 쓰고
완전히 다른 영화를 만들었더군요.
오히려 이보다 1년 전에 만든 마리오 란자의 <세레나데,Serenade>를
그대로 리메이크 한 것 같습니다.
준 앨리슨이 연기하는 헬렌은 독일 주재 미문화원의 사서로 파견되어 옵니다.
그녀는 평생을 결혼도 하지 않고 연애소설에 푹 파묻혀 살아온
전형적인 덜 성숙된 중년 소녀입니다.
뮌헨에 올 때까지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죠.
이 세상 어디엔가는 자신의 영혼 전부를 뒤흔들 남자가 있을 거라고...
그런데 그 남자를 바로 뮌헨에 와서 만나게 됩니다.
남자는 바로 지금 전 유럽을 홀릭 시키고 있는 지휘자 토니오 피셔입니다.
로사노 브라찌는 이런 역에 참 잘 어울리는군요.
약간 앤디 가르시아의 옛날 버전 얼굴형이라고 할까요?
암튼 그가 연주회를 개최하는 곳은 이미 티켓이 동이나 버립니다.
헬렌은 독일 문화를 지원하는 돈많은 미국 후원자들의
일등석 티켓을 확보하라는 문화원의 명령을 받고
토니오의 연주회가 열리는 콘서트 홀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마침 그곳에는 토니오가 리허설을 하고 있었고
티켓을 확보하려는 헬렌을 보고 토니오는 시끄럽다면서
쫓아내라고 명령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
헬렌은 첫눈에 토니오에게 끌립니다.
어딘가 신경질적이고, 삶에 지쳐보이는 토니오...
그가 리허설 도중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황급히 뛰쳐나갑니다.
어쩌면 갑자기 런던으로 가야한다는 몇 마디의 말을 남기고요...
헬렌은 중요 인사를 다 초청해놓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어
물어 물어 토니오의 집을 찾아갑니다.
뮌헨에서는 어린 아이 할 것 없이 다 안다는 라인하르트 백작부인의 집에 기거하는 토니오...
그렇게 찾아간 집에서 헬렌은 토니오에게 정말 연주회는 무사히 열릴 수 있는지 묻게 됩니다.
그곳에서도 자신을 매몰차게 대하는 토니오를 보며 태생적으로 나쁜 남자라고 생각하며
헬렌은 돌아오죠.
그리고 무사히 연주회가 끝이 나고 축하 파티가 열리고
갑작스레 토니오가 헬렌에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데이트 신청을 하죠.
갑작스런 데이트 신청에 응한 헬렌에게 토니오는 다음 날 부터
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장소만 데리고 다닙니다.
특히 짤스브루크의 모짜르트 생가에서 실제로 촬영했다는 장면은
무척 아름답게 찍혔습니다.
(이 영화에는 실제 모짜르트 생가가 나옵니다)
줄스 다신의 <네이키드 시키>를 찍어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William H. Daniels의 카메라 앵글과 색감은 화려하면서도 유럽의 곳곳을
엘레강스하게 잡아냅니다.
토니오의 갑작스런 태도변화...
그 남자는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자상하고 친절한 로맨스 가이로 돌변해 있습니다.
사랑이 깊어갈 무렵
토니오의 진짜 모습이 드러납니다.
토니오는 라인하르트 백작부인의 조카와 결혼한 유부남이었던 거죠.
부도덕한 것을 가장 경멸하던 헬렌에게 인생의 총체적인 모럴의 딜렘마가
스나미처럼 몰아닥친 거죠.
하지만 토니오의 진짜 속사정이 밝져지면서 영화는 안타깝게 흘러갑니다.
그의 아내 레니는 언제부턴가 정신병을 앓기 시작한 거죠.
그 정신병이 의부증이기 때문에 토니오의 24시간은 숨막히는 고통의 연속입니다.
툭하면 자살을 시도하는가 하면
누군가 토니오를 쳐다보기만 해도 레니는 발작을 일으킵니다.
그런 레니의 눈에 마침내 헬렌이 포착됩니다.
영화는 점점 더 접입가경으로 흘러갑니다.
사랑해선 안될 사람임을 알면서도 서로의 처지가 안타까워
더욱 애처로움이 배가됩니다.
로사노 브라찌의 영어발음은 전반적으로 훌륭하며
까탈스러운 발음 부분은 Paul Frees가 더빙을 해주었다고 하네요.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James M. Cain의 원작을 고급지게 포장해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더글라스 셔크 감독의 내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탄호이저 서곡이 너무 멋지게 나옵니다)
이 영화는 충무로 대한극장이 정식으로 <대한극장>이라는 이름을 걸고
오프닝할 때의 개관작으로 상영되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65년이 흘러 DRFA의 설날 특선으로 공개되니
참 오랜만이군요.
이 영화 역시 우리 DRFA의 최고 고참 회원이신 '타이거 형님'의 강력 추천작입니다.
다시 한 번 멋진 영화를 소개해주신 타이거 형님께 감사드립니다.
(DRFA의 살아 있는 영화 백과사전, 타이거 형님)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