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그 영화를 다시 한 번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History Is Made at Night,..aka Cena de medianoche,1937

by 유감독 posted Jun 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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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보제즈,Frank Borzage 감독

Charles Boyer ... Paul Dumond
Jean Arthur ... Irene Vail
Leo Carrillo ... Cesare
Colin Clive... Bruce Vail

1.77:1 wide screen/흑백/Mono (Western Electric Noiseless Recording)/97분
"Rotten Tomatoes 신선도 100% 획득
2002'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선정 <역사상 가장 재미 있는 영화 400선>에 선정"

언어/USA
자막/한국
번역/DRFA,조학제





"85년 전 영화가 우리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까닭은?"




제가 동검도 바닷가에 극장을 시작하고

지난 8년간 정말 많은 리퀘스트를 받아왔던 영화이죠.

하지만  각 나라에서 필름을 구해봤지만

대부분 누더기 수준에 가까운 상태여서 늘 공개를 망설여왔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크라이테리온의 놀라운 리마스터링 기술로 블루레이가 출시 되었습니다,

이런 걸 두고 심봤다 라고 하는 것이죠.


흐흐...

일단 줄리아 로버츠의 <적과의 동침>이

이 영화를 대놓고 빼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과의 동침>이 촌티나는 스릴러로의 범주에만 머물고 말았다면

이 영화는 장르 복합성 영화의 끝판왕을 보여줍니다.

스릴러로 시작해서 타이타닉을 거쳐

마침내 노팅 힐로 끝나는 그 변주가 정말이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왜 추억의 시니어분들께서 그토록 제게 간절히 이 영화 좀

찾아달라고 했는지 알겠더군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남주 샤를르 보와이어가 여기서도

역시나 연기란 무엇인지, 그야 말로 <연기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진 아서가 연기하는 이레나 베일은 백만장자 선박왕 브루스 베일로부터

하루 하루 숨막히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남편이 틈만 나면 이레나에게

"당신 좀 낯설다!  이 레스토랑 구조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지?

처녀 시절에 다른 놈들과 껌 좀 씹었나 보지?"

하면서 강력한 의처증 환자로 돌변하기 때문이죠.

결국 이레나는 법정에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거짓으로 증언한 뒤

이혼을 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물러날 남편이라면 애당초 이 영화는 시작도 안했겠죠?

당시 법으로는 이혼 후 6개월 안에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정황을 포착해서

법원에 제출하면 이혼이 무효화 된다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희한한 법이 있었다네요.

브루스는 자신의 운전사 마이클에게 아내가 있는 파리로 가서

아내와 같이 호텔방에 있는 장면을 연출하면

그 순간 자신이 덮치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이클이 파리의 호텔방에서 아이린을 덮치는 순간

그때 누군가가 나타나 마이클을 때려눕히고 아이린을 구해냅니다.

남자는 호텔 근처의 파리 최고의 레스토랑 샤토 블루에서 일하는

헤드 웨이터 폴 뒤몽이라는 프랑스 남자였죠.

아이린은 폴에게 이끌려 그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와인을 한 잔 합니다.




(너무나 많은 올드팬들이 이 영화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술 자리가 길어집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왜 낯선 남자와 밤새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이번에는 아이린은 폴이 내미는 손을 잡고 탱고를 춥니다.

새벽이 될 때까지 춤을 추면서 아이린은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이 댄스 시퀀스는 역사상 가장 로멘틱한 장면으로 두고 두고 회자됩니다)


아하,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소울메이트라는 것이구나...

눈빛으로 5차원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그 소울메이트...

인간이 이 세상에 와서 극도의 천국을 경험할 수 있다는 그 감정...

나는 마침내 그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이다.

아이린은 미칠 듯이 요동치는 자신의 심장을 부여잡고

이게 꿈이라면 깨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자, 이제부터 영화는 갑작스럽게 잘 폴 벨몽도의 <리오의 사나이> 풍으로 돌변합니다.

바로, 폴이 때려눕혔던 남자, 마이클이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죠.

당연히 범인은 폴로 지목됩니다.


이제 절대절명의 누명을 쓴 폴을 위해 브루스는 아이린에게 협상을 해옵니다.

자신과 함께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면 폴의 누명을 벗겨 주겠다는 거죠.

아이린은 눈물을 머금고 폴을 위해 남편을 따라 뉴욕으로 돌아갑니다.

신문에 <선박왕 브루스 부부, 다시 재결합 하다!> 라는 기사를 본 폴은

부들 부들 떨면서 그럴리 없다며 아이린을 찾아 뉴욕으로 갑니다.

(폴은 아무런 영문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자신의 주방장 체사레를 대동한 채 말이죠.


폴이 맨하탄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언젠가는 아이린이 들를 것이라고 믿는 근사한 레스토랑에 취직을 하는 거죠.

아니나 다를까 폴과 체사레는 금방 맨하탄 내에 소문이 나게 되고

어느 날 거짓말처럼 아이린 부부가 식당을 찾게 되죠.

그렇게 다시 재회하게 된 폴과 아이린...

역시나 두 사람은 깨닫게 되죠,

서로가 서로의 반쪽이라는 것을...

하지만 이번에도 남편 브루스의 집요한 방해 공작이 시작되고

폴과 아이린은 남편이 아이린을 위해 만든 거대한 여객선 'Princess Irene'을 타고

파리로 도주하기로 합니다.

이 사실을 안 브루스는 Princess Irene호의 선장에게 전화를 걸어

배를 전 속력으로 달릴 것을 명령합니다.


이제 영화는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 보다 더 장렬한

최후를 향해 달려갑니다.

(실제로 제임스 카메론이 타이타닉 침몰 장면 콘티 구상할 때

가장 많이 참조한 영화라고 합니다

특히 침몰하는 배에서 '내 주를 가까이'를 연주하는 장면은 똑 같습니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1937년 3월 5일에 개봉되었죠.

아이린의 남편 베일이 폴에게 오늘 밤 자신은 아내와 함께

Hindenburg를 타고 행복하게 대서양을 횡단하는 것이라고 뻥을 치는 장면이 나오죠.

실제로 그해 1937년 5월 6일에 그 유명한 Hindenburg가 추락하는 참사가 일어납니다.

수소를 가득 채웠던 이 비행선은 도착 예정지였던 미국 뉴저지 주의 레이크허스트(Lakehurst)

미합중국 해군 항공기지 상공에서 정전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폭발하고 맙니다.

총 97명의 승객과 승무원 중, 승객 13명과 승무원 22명이 숨졌고,

지상에서 착륙 지원을 준비하던 미국 해군 수병도 1명 사망합니다.

그래서 당시 수많은 언론들이 이 영화를 마녀의 기운이 깃든 영화라며

일제히 마녀사냥을 한 일화도 유명합니다.


이 영화는 약 14.6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현재 최고의 핫한 배우

Dana Delany가 발렌타인 데이 때 마다 자신은 이 영화를 본다고 해서

뒤늦게 수많은 DVD가 팔려나가는 진기한 현상을 일으키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Rotten Tomatoes에 5명의 평론가가 참여

신선도 100% 평점을 받았습니다.

2002년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가 발표한

<역사상 가장 재미 있는 영화 400선>에 선정되었습니다.


당시 재난 장면을 무섭도록 디테일하게 묘사한 4대 영화로 거론되었다고 합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을 묘사한 1936 영화 <샌프란시스코>와

DRFA에서 공개되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펄벅의 대지,The Good Earth,1937>의 메뚜기떼 습격과

1871년 시카고 대화재를 그린 영화 <올드 시카고,Old Chicago,1938>와 함께

이 영화의 선박 침몰 장면은

지금봐도 살 떨리는

엄청난 현실감을 관객에게 투척했다고 합니다.


와우,

85년이 지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동검도 DRFA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흥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티켓 확보 미리 하시기 바랍니다.

3월 꽃피는 갯벌 위로 이 로맨틱 어드벤처 영화가 펼쳐집니다.


번역해주신 조학제 제독님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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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프로그램을 준비하라,

관객은 반드시 알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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