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란 파스칼리에비치,Goran Paskaljevic 감독
Lazar Ristovski
Tihomir Arsic
Mira Banjac
Ivan Bekjarev
Petar Bozovic
16:9 wide screen/color/2.1 스테레오/127분
"2007' Festróia - Trói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관객상
2006' Genev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Tous Écrans 심사위원비평상,관객상
2006' Valladolid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남우주연상,감독상,관객상"
언어/Serbia+Montenegro
자막/한국
번역/DRFA,Cut&Song
"<아르헨티나식 탱고>의 골란 파스칼리에비치 감독이 선보이는 강렬한 인생의 단편집들!"
먼저 이 영화는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5개의 에피소드의 순서를 대중적으로 뒤섞어서 DVD로 출시한 월드 와이드 버전이 있고
원래 감독이 의도한대로 5개의 에피소드를 순차적으로 나열한 감독판이 있답니다.
물론 DRFA에서 공개되는 버전은 <감독판>입니다.
영화는 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밀로셰비치 이후 세르비아의 현재를 살아가는 민초들의
힘겨운 삶을 <아르헨티나식 탱고>에서도 그랬지만
골란 파스칼리에비치 감독의 풍자적 시선으로 풀어나간 걸작입니다.
파스칼리에비치의 페르소나 <라자르 리스토프스키>가 모든 에피소드에 출연하여
멋진 연기를 보여줍니다.
대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세르비아의 어느 마을,
마을 곳곳은 파괴되고 아직도 여기 저기 물엉덩이가 더러운 세균들을 연일 만들어내는
절망이 가득한 마을에 사람들이 거대한 농장을 개조해서
그곳에서 집단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 마을을 지나던 한 최면술사가 이 집단 속으로 들어옵니다.
자신이 최면으로 지친 마을 사람들의 원기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선동합니다.
최면술사의 언변은 현란하고 하두 그럴 듯해
마을 사람들은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로 나뉩니다.
놀랍게 믿는 자들에게는 실제로 최면을 통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믿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은 최면술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경찰이 도착해서 남자를 연행해갑니다.
그리고 남자의 뒷조사를 한 결과 남자는 정신병원을 탈출한 과대망상증 환자로 밝혀집니다.
하지만 남자를 통해 마음을 치유받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어느 어촌에 가난한 주민들과 자신이 가진 선박으로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티호미르 아르시치라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남자는 자신의 선박 사무실의 가난한 경리를 자신의 배로 유인해서
무참하게 겁탈을 합니다.
이 사실을 안 여자의 아버지는 총을 들고 사장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복수 앞에서 사장은 아버지에게 엄청난 보상을 제안하고
결국 가난한 아버지는 복수를 접고 집으로 들어와
딸과 아내와 함께 저녁 만찬을 합니다.
그때 아버지를 쳐다보는 딸의 눈빛을 통해
골란 파스칼리에비치 감독은 이 세상의 부조리와 불합리에 대해
쓸쓸한 사유를 접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동네의 작은 카지노에서 슬롯 머신을 알게 된 일리자라는 청년이
도박에 함몰되어 가는 과정을 다룬 에피소드입니다.
일리자는 계속해서 돈을 잃게 되고 그때 동네의 반약이라는 할머니가 거듭해서 돈을 따는 것을 보게 되죠.
비결은 반약 할머니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시한부 인생이 할머니로 하여금 계속해서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게 됩니다.
일리자는 이제 아버지를 장례 치를 돈을 모조리
반약 할머니에게 베팅합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네번째 에피소드는 거대한 돼지 도살장의 주인 페라 이야기입니다.
그에게는 12살 난 아들이 있죠.
어린 아들은 심장이 약한 채 태어났고 결국 어느 날 심장 발작을 일으켜
의사가 집으로 급히 옵니다.
이제 의사는 페라에게 아들을 살리려면
자신에게 부의 모든 것을 의미하는
가축들을 모두 도살할 것을 명령합니다.
페라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요?
마지막 에피소드는 감독이 의도한대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불치의 병으로 온갖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한 대의 버스를 타고
어디엔가에 존재하는 유토피아를 찾아 갑니다.
그때 신앙 치료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자가 버스에 오릅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자신은 어느 웅덩이를 알고 있는데
그 웅덩이에서 목욕을 하면 어떤 병이라도 낫게 된다고 사람들을 선동합니다.
마지막 밧줄이라도 잡아보려는 사람들은 남자가 알려준 웅덩이로 목적지를 바꿉니다.
하지만 중간에 남자는 정신병워을 탈출한 환자라는 것이 밝혀지고
남자는 끌려 내려갑니다.
이제 남은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습니다.
그 남자의 말대로 치유의 물웅덩이로 갈 것인지,
아니면 다시 현대의학에 자신을 맡겨볼 것인지...
결국 사람들은 남자가 알려준 물웅덩이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목욕을 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되죠.
(볼테르,Voltaire,1694~1778년)
서로 연관성 없는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지구의 축처럼 돌아가면서 연일 맞물리는
이 영화의 원작은 볼테르의 1759년 풍자 소설 <캔디드>입니다.
볼테르는 프랑스의 철학자, 역사가, 문학자, 계몽주의 운동의 선구자이죠.
그는 반봉건적 풍자 때문에 당시의 정부에 의해 두 차례 체포되었고,
그 후 생활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내었습니다.
"지식의 원천은 경험에 있다"고 주장한 걸로도 유명하죠.
볼테르는 무신론자는 아니었지만 봉건적 미몽과 종교적 광신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항상 교회와 대치점에 있었던 문학가입니다.
최초로 <역사철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내었으며
이 논리에 의하면 <사회는 진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고> 했죠.
하지만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관념>이라고 하며
관념론적 사관을 드러냈습니다.
그런 면에서 골란 파스칼리에비치 감독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문학가였네요.
<아르헨티나식 탱고>에서도 그랬지만 골란 파스칼리에비치 감독의 영화를 보면
<사유와 관념>이라는 거대한 주축이 보는 관객을 내내 끌고 다니죠.
오늘 날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기묘한 기승전결이
관객에게 내내 질문을 던지는 세르비안식 공기가 가득한
멋진 사유의 영화입니다.
기회되시면 꼭 감상하시길...
[DRFA,JO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