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음악가의 생애

플라잉 더치맨,Pandora and the Flying Dutchman,1951

by 유감독 posted Jun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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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르윈,Albert Lewin 감독

James Mason        ...        Hendrik van der Zee
Ava Gardner        ...        Pandora Reynolds
Nigel Patrick        
Sheila Sim        ...        Janet

1.37 : 1  screen/color+흑백/2.0 모노/122분
"2011' Academy of Science Fiction, Fantasy & Horror Films, USA 역대 가장 아름다운 DVD
1953' Directors Guild of America, USA 최우수작품상 후보
1951' Picturegoer Awards 여우주연상 후보
Steven Schneider의 '죽기 전 봐야할 1001편의 영화에 선정"

언어/미국
자막/한국
번역/DRFA,조학제
감수/DRFA,애니




"바그너가 도전했던 하이네의 냉소적 원작이 잭 가디프의 마술같은 촬영으로 태어나다"






DRFA가 6주년 기념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올 댓 바그너> 중 한 편입니다.

이 영화도 수많은 클래식 팬들이 찾는 희귀 영화 중 한 편이죠.

그동안 무성시대부터 <플라잉 더치맨>은 수도 없이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졌죠.

최근에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도 '플라잉 더치맨'이 등장합니다.

플라잉 더치맨은 1641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항해

인도로 가려다가 남아공 희망봉 근처에서 침몰한 네덜란드 배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17세기 러시아 황제 표트르 1세가 조선 기술을 배우려고

네델란드에 외국인 노동자로 변장해서 잠입할 정도로 당시

네델란드의 배 만드는 기술은 불가사의 했다고 합니다.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 반 데르 데켄은 희망봉 부근에서 폭풍우를 만났지만,

고집을 꺾지 않고 계속 항해 하다가 선원들을 모두 잃고

혼자서 유령이 되어 희망봉 근처를 영원히 배회하는 유령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 전설의 고향을 하이네가 소설로 구성했고 그 소설을 읽은 바그너는

놀라운 판타지 러브 로망 오페라로 만들어냈어죠.

안그래도 드라마틱한 무대 구성을 좋아하던 바그너에게는 딱 맞는 소재였겠죠.

<플라잉 더치맨>은 바그너가 음악극(Musikdrama)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내기 이전의 초기 작품으로,

바그너는 이 작품에 ‘낭만적 오페라’라는 부제를 붙였죠.

그만큼 바그너가 만들어낸 오페라는 사랑에 목숨을 건 영원한 유령선의 선장의 절대적 고독을

우아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앨버트 르윈이 만든 영화 버전은 어떨까요?

일단 <플라잉 더치맨>의 방황을 종결 짓는 여인 판도라로 출연하는 에바 가드너의 미모가 압권입니다.

미모만 압권일 뿐만 아니라 아마도 그녀가 출연한 영화 중에서 가장 배역과 잘 맞아들어간

전무후무한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그녀를 그토록 요염하고 정열적이고 순결하게 빚어낸 데는

잭 가디프의 촬영이 한몫합니다.

이 영화는 사실 잭 가디프가 찍어낸 화면 하나 하나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본전을 뽑는 영화일 것입니다.






(DRFA 6주년 특집으로 공개되었던 오페라 버전)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거는 남자와만 결혼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판도라는

어느 날 평생을 연구해서 개발해낸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스포츠카를

몰고 구혼하러 온 카레이서 스테판에게

'그 차를 벼랑 아래로 던져 버리면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말합니다.

스테판은 일고의 망설임도 없이 던져버리고 두 사람은 9월 6일에 결혼하기로 합니다.


결혼을 앞두고도 판도라는 끊임없이 허전합니다.

이것이 정녕 내가 기다리던 사랑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내 마음 깊은 곳의 공허함은 무엇을 말하지?

어느 날 그녀가 홀로 밤바다를 헤엄치다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불빛을 따라 갑니다.

그리고 올라간 거대한 배 한 척...

갑판 위에는 선원들의 흔적도 배를 가동시키는 노동자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고요한 배의 선장실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한 남자를 보게 되죠.

남자가 그리고 있는 여자의 모습은 어딘가 자신을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판도라는 밤을 새워 선장과 대화를 나눕니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판도라는 이 남자가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영혼의 반쪽임을 어렴풋이 느낍니다.

만남이 거듭될수록 판도라는 네델란드인 선장이 인간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Hendrik van der Zee 선장은 끝없는 망망대해를 헤매다가

7년에 한번씩 육지가 가까운 항만에 정박할 수 있는 유령선의 선장이었던 거죠.

쉽게 말하면 선장은 자신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어줄 영혼의 반쪽을 찾아

구천을 맴도는 유령선의 선장이었던 거죠.

정소동의 <천녀유혼>이 절로 연상되는 로맨틱하고 멋진 설정 아닌가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5월에’, ‘노래의 날개 위에’ 등의 낭만적인 시로 유명한 독일 작가

하인리히 하이네가 쓴 단편에 바그너의 필이 꽂힌 거죠.

바그너는 평소에도 ‘순수하고 열정적인 여성의 사랑만이 제멋대로이고 죄 많은 남자를 구원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사람입니다.

바그너 스스로가 평생 그런 여성상을 추구하며 여성편력을 쌓아갔기 때문에

바그너는 하이네의 단편을 무척이나 진지하게 해석해 내었습니다.

바그너는 자신의 장인이 된(?) 리스트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바그너는 이 ‘네덜란드인’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밝혔다고 하네요.

시나리오를 해석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제임스 매이든의 유령선장 연기는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그런 유령선장을 자신의 사랑으로 구원해내는 에바 가드너의 불꽃 같은 연기 또한 잊을 수 없는 영화입니다.

DRFA가 6주년을 맞이해서 준비한 <바그너 특선>의 한 작품인

<플라잉 더치맨>을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에게 사랑이 낭만의 전부를 차지하던 그 옛날 아스라한 시네마스코프의 시대로

이 영화는 금방 데려가줄 것입니다.


[DRFA,JO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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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프로그램을 준비하라,

관객은 반드시 알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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